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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조국 인연’ 김용민의 후원회장 수락한 이낙연, 지역구 논란 잠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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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병 지원자 3명 있음에도 민주당 전략공천 / 김용민 변호사 입당 열흘만에 전략공천자로 낙점 / 기존 지원자 2명 재심신청으로 이의제기 / 이낙연 전 총리, 후원회장 수락으로 지역 내 반발 잠재울까 ‘촉각’

세계일보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예비후보.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될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9일 경기 남양주병 지역구에 출마하는 김용민 변호사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다.

이 전 총리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용민 예비후보는 15년 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억울한 약자와 정의를 위해 힘 써 오셨다”라며 “특히 2013년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을 맡아 활약했다”고 설명하며 후원회장을 맡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훌륭한 인재를 영입해 지역과 국가의 발전에 공헌하고자 애쓰고 있다”며 “두 영입인재가 험지에서 당의 기치를 내걸고 반드시 승리하시길 바라며 저 또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남양주병은 민주당이 갑자기 전략공천으로 바뀐 지역으로 수도권 내에서 가장 혼탁한 곳으로 꼽힌다. 남양주병은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한 3명을 제끼고 김용민 변호사가 전략공천을 받은 곳이다. 이 지역은 20대 총선에서 최민희 전 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미래통합당(당시 새누리당)주광덕 의원에게 패한 곳이다. 최 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남양주시청 사무실을 돌며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뒤 2018년 7월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이 확정돼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에서 작지 않은 영향력을 끼쳤다. 이 때문에 한동안 이 지역은 사고 지역으로 묶여서 제대로 지역위원장을 뽑지도 못해왔다.

총선을 앞두고 최현덕 전 남양주 부시장, 임윤태 변호사, 이원호 변호사가 경선을 신청했다. 이 중 최 전 부시장과 임 변호사는 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최 전 부시장은 김용민 변호사가 입당식을 치렀을 당시 최민희 전 의원이 옆에 섰다는 점을 들어 ‘불공정’ 전략공천이라고 날을 세웠다. 최 전 부시장은 “현재 당의 전략공천 결정으로 인해 지역은 매우 혼란스럽다”며 “당원과 시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남양주병이 낙하산 천국이냐, 얼마나 우리 지역을 우습게 보길래 멀쩡한 후보들 선전하고 있는데 특정인을 내리꽂으려고 하느냐는 당원과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친다”고 호소했다. 이들 모두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가뜩이나 현역으로 유리한 주 의원이 총선을 좀 더 수월하게 치를 전망이다.

김용민 변호사는 남양주와 별다른 인연이 없다. 다만, 주 의원이 박근혜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전력을 들어 자신과 악연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변호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일종의 변호사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는데 그 무렵에 사실은 주 의원 역시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적이 있다”며 “어떻게 보면 정권 차원에서 저를 탄압 혹은 블랙리스트로 분류해서 가지고 있었던 그 상대방과 제가 이렇게 대결하게 되는 그런 의미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남양주병에 속해 있는 다산신도시에 20∼30대 젊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선거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예비후보들이 주 의원에게 경쟁력 면에서 밀린다는 이유를 들며 김용민 변호사를 전략공천했다.

김용민 변호사는 조 전 장관 시절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조국 인연’이 주목받았으나 본인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조 전 장관과의 인연이나 관련성이 높은 사람은 아니다”라며 “검찰 개혁 관련 생각이나 철학은 비슷하거나 공유될 수 있는게 있는데 그동안의 활동은 조 전 장관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총리 측은 “후보자로부터 요청이 와서 검토 끝에 수락했다”며 “경선을 하는 곳이라면 지금 당장 수락하지 않지만 당에서 전략공천 후보로 선정해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대표 차기 유력주자인 이 전 총리의 후원회장 수락이 ‘신의 한 수’일지 ‘악수’일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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