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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중년 남성 연봉, 여성의 두 배…대학 나와도 뚜렷한 남녀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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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남녀 직장인 이미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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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일할 시간인 오후 3시, 여성들이 단체로 일을 멈추고 직장 문을 나서는 모습을 보게 될까? 국내 여성단체들은 다음 달 6일 '오후 3시 조기 퇴근 시위'를 계획 중이다.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남녀 간 임금 격차 문제를 지적하기 위한 단체행동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과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0여개 단체가 구성한 '3시STOP 공동행동'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채용 단계에서부터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은 제한되고 저임금은 여성의 독립적인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성별 월급 차이는 얼마나 될까? 본지는 여성단체가 제기하는 남녀 임금 격차를 고용노동부 통계로 분석했다. 그 결과 20대 후반부터 남성과 여성간 임금 격차가 벌어져 40대 후반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79%, 50대 초반에는 91%의 연봉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고용부가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 공개한 사업체 특성별 임금 분포 현황에 따르면 국내 노동시장에서 남성은 근속연수·학력·산업 등 대부분에서 조건이 비슷한 또래 여성보다 많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는 고용부의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산출한 지난해 임금 수준을 보여준다. 성·학력·직종·직장 규모에 따른 평균적인 임금 수준도 이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남성, 여성보다 얼마나 더 버나



전반적인 남녀 평균 임금은 20대 초반(20~24세)에는 여성이 또래 남성보다 많았다. 여성은 2535만원, 남성은 2462만원이었다. 그러나 20대 후반(25~29세)부터 역전되기 시작해 30대부터는 임금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특히 남성은 40대 후반(45~49세) 평균 임금이 정점을 찍고 하락한다. 그러나 여성은 남성보다 10년이 앞선 30대 후반에 임금이 정점에 달했다가 이후부터 떨어진다. 이 때문에 40대 후반(45~49세), 남성의 평균 연봉(6051만원)은 여성(3376만원)보다 79% 더 많았다. 50대 초반(50~54세)에는 더 벌어져 남성의 평균 연봉(5953만원)과 또래 여성(3110만원)과의 연봉 차이는 두 배 가까운 9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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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남녀 평균 연봉.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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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나온 여성도 남성보다 덜 버나



남녀 임금 격차는 학력과 상관없이 나타나기도 했다. 고졸 이하 여성은 30대 전까지는 또래 남성보다 월급이 더 두둑했지만, 30대 이후부터는 계속해서 남성보다 적었다. 대졸 이상 여성들은 고졸 이하 여성보다는 임금이 높았지만, 2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을 통틀어 남성보다 낮았다. 특히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25~29세에서 남성 평균 연봉은 3647만원인 반면, 여성은 3338만원으로 더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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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과 연령별 남녀 평균 연봉.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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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비교적 임금 수준이 높은 금융·제조업·건설업 종사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여성보다 임금을 많이 받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같은 산업에 종사하더라도 여성의 임금은 남성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여성 종사자가 많은 음식·숙박업이나 기타 개인서비스업(미용실·세탁소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고용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 중에서도 남성의 입대 기간을 호봉에 반영하는 곳이 많고, 여성은 가사·육아 등으로 근무 경력이 이어지지 않다 보니 여성의 임금 수준이 남성보다 낮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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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 남녀 평균 연봉. 그래픽=신재민 기자





"직업교육 등 여성 위한 인프라 늘려야"



전문가들은 한국 특유의 저출산 문제의 배경에 남녀 임금 격차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가 계산한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34.6%(남성 평균 임금 대비 남녀 임금 차이)로 주요 가입국 중 최고 수준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성은 가사·육아로 근속 연수가 짧다 보니 임금이 낮아져 결국 결혼·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직업훈련 등 여성 노동자의 생산성을 강화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늘려 격차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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