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 금융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지난 17일 청와대에서 기획재정부 등 4개 부처 합동으로 '2020년 업무보고'를 했다. 이날 발표한 추진계획에는 청와대에서 진행한 업무보고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정책 방향을 담았다.
모두 63쪽에 달하는 두꺼운 업무계획 자료에서 '제1과제'로 꼽힌 것은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한 여신시스템 혁신'이다. 기업금융 활성화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부동산 시장에 쏠리는 자금 흐름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시중자금의 부동산시장 익스포저(금융기관·보증기관의 부동산 관련 대출과 리츠 등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 상품 합계)는 2010년 882조7000억원에서 작년 9월에는 2003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풍경.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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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부동산에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쏠린 탓에 국내 금융산업의 시스템 리스크도 덩달아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지난해 발표한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LTV 규제 강화 등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올해도 일관되게 시행할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가 기업부문에 더 많은 대출을 하도록 기업대출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가계대출에는 페널티를 주기로 했다.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경우 금융회사에 추가 자본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를 1분기 중에 도입하고,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한 자본규제 준수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부동산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구할 수 있도록 담보대출 관행과 기업평가 방식을 개선한다. 금융위는 동산담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금융권 공동 데이터베이스(DB)를 활성화하고, 지적재산권(IP) 담보대출 취급 기준도 정비할 계획이다. 또 IP담보대출 상품 취급 은행을 2곳에서 5곳으로 늘리고, 기술혁신형 기업에 투자하는 IP펀드를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기업평가 방식도 재무·자산 위주에서 기술력·미래성장성 위주로 전환한다. 신산업 부문 기업은 대출 평가 때 기술력과 성장성을 위주로 평가를 하고, 신용보증기금은 보증 평가 시 미래성장성을 의무적으로 보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자영업자의 매출액과 고객 수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대출상품(SOHO 신용대출)을 상반기 중에 내놓을 계획이다.
기업의 영업력과 미래성장성 평가를 객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별도의 DB와 지수도 만들어진다. 재무실적은 나빠도 상거래 신용이 좋은 기업은 금융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상거래신용지수를 만들고, 대출 심사 때 기술평가의 비중도 늘리기로 했다.
이종현 기자(i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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