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 이미 1조 투자…자금력 막강
MBK, 오렌지생명의 추억…적극적
KB, 출자한도 늘릴 자본확충 필요
푸본, 풍부한 자금 보험그룹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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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대만계 금융그룹 푸본이 뛰어들며 KB금융그룹, MBK파트너스(사모펀드)의 이파전에서 삼파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미국 푸르덴셜생명은 최대 3조원의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MBK는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시했고 푸본그룹은 우리금융과 제휴 가능성도 제기된다. KB금융은 꽉찬 출자한도를 채우기 위한 자본확충이 변수다.
▶과감해진 푸본…‘묻고 더블로(?)’…대만 푸본그룹의 경우 최근 국내 굵직한 인수합병(M&A) 때 매번 등장하면서 자본력을 과시하고 있다. 푸본은 이미 한국 금융사에 약 1조원을 투입했다. 약 6000억원을 투입해 푸본현대라이프생명 지분 62%를 확보했다. 지난해 우리금융 지분 4.0%를 4000억원에 사들인 과점주주이기도 하다. 롯데카드·손보 예비입찰에도 참여했었다.
푸본그룹은 생명보험, 화재보험, 은행, 투자신탁 등을 둔 대만 2위의 종합 금융사다. 총자산이 약 300조원이다. 특히 푸본생명은 지난해 세후 순익이 264억대만달러(약 1조489억원)에 달했다. 자산운용 노하우가 풍부하다고 정평이 나있고 최근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푸본현대라이프생명은 국내 연금 시장의 20% 가량을 점유하고 있고, 지급여력비율(RBC)도 250%로 안정화됐다.
▶오렌지 맛 본 MBK…‘이번에도’=MBK파트너스는 ING에서 인수해 신한지주에 판 오렌지라이프로 큰 재미를 봤다. 푸르덴셜생명도 옛 ING생명 같은 ‘알짜’인 만큼 몇 년만 잘 관리해 수익을 극대화 시키면 수 년후 되팔아 조 단위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계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은행 확장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전에 참여를 못했지만 유력한 잠재매수자다. 이미 인수한 롯데카드 인수에서도 우리은행과 손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MBK가 적어도 KB금융과의 경쟁에는 자신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예전 ING생명 매각 때도 참여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MBK가 인수한 ING생명은 KB금융의 라이벌인 신한지주로 넘어가면서 비대칭 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규제한도 꽉찬 KB금융…‘인수가’ 부담=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려는 것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리딩뱅크’ 를 탈환하려는 목적이 크다.
푸르덴셜생명은 종신보험과 전속 설계사 조직이 가장 큰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보장성 상품에서 오랜 영업과 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다. 반면 KB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 판매 보험)가 중요한 채널이다. 영업 채널에서 방카 점유 비중은 약 43%, 상품에서 보장성 비중은 44%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금융당국은 이중레버리지비율(지주사의 자회사 출자총액/지주사 자본총계)을 13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KB는 125.59%이고 신한은 128.58%이다. 6% 가량 여유가 있지만, 최대 3조원에 달하는 푸르덴셜을 인수하려면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KB금융은 최근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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