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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채권-장전] 한은 총재와 달랐던 대통령의 감성적 언어..금리 레벨 부담 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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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9일 주가지수 반등 여부와 외국인 매매, 그리고 금리 레벨 부담을 감안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거시경제, 기업 실적 영향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이 전염병과 관련한 정책가들의 일치되지 않은 스탠스도 투자 심리를 건드리고 있다.

전날 국내 주식시장은 애플 실적 둔화 우려에 주목했다. 애플이 중국공장의 생산 차질 때문에 분기 매출 630~670억달러가 어렵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에 의해 조립되지만, 여전히 상당수 노동자들의 정상 근무는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애플의 이같은 우려는 다른 글로벌 기업이나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국내 코스피시장에선 삼성전자 주가 등이 급락하면 지수가 33포인트 급락했다.

애플 실적 우려 속에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겨냥해 자국산 반도체 장비 규제를 검토 중이라는 뉴스가 가세하면서 안전자산선호 심리를 높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안전선호를 더욱 강화시켰다. 문 대통령은 '비상경제시국'이란 평가를 내리면서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지난 금요일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으로 움찔했던 시장이 대통령 발언을 빌미 삼아 더 강해진 것이다. 한은 총재 발언으로 이달엔 어렵다고 봤던 금리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간밤 미국 금융시장은 애플의 실적 부진 우려를 반영했다. 주가가 하락하고 채권가격이 올랐지만, 기술주들이 모여있는 나스닥의 반등탄력도 눈길을 끌었다.

■ 美10년 1.56% 선으로 하락..나스닥 낙폭 만회하면서 최고치 경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애플의 실적 악화 경고로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됐다. 30년 국채금리는 2%선 근처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64bp 하락한 1.5602%,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97bp 떨어진 2.0101%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3bp 내린 1.4034%, 국채5년물은 2.62bp 빠진 1.3913%를 나타냈다.

중국 전염병에 따른 경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뉴욕 지역 제조업 경기는 9개월 만에 가장 활발한 수준을 보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월 관할지역 제조업지수는 12.9로 전월보다 8.1포인트 올랐다. 지난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으며, 예상을 크게 상회한 것이었다.

주식시장은 다이나믹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에 따른 애플의 매출둔화 경고로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다가 장 막판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나스닥은 장 막판 전일 종가 위로 올라오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165.89포인트(0.56%) 내린 2만9,232.19, S&P500지수는 9.84포인트(0.29%) 낮아진 3,370.32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반면 1.57포인트(0.02%) 오른 9,732.74를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0.5%나 급등했다. 애플 실적 우려에 따른 위험선호 퇴조, 독일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유로화 약세 등이 달러를 지직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45% 오른 99.45에 거래됐다. 독일 ZEW가 집계한 이달 미래 기대지수가 전월 26.7에서 8.7로 급락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21.5를 크게 밑도는 수치였다.

유가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로 하락하다가 수급 이슈로 낙폭을 만회했다. 미국 재무부는 베네수엘라의 제재 회피를 도운 러시아 최대 국영석유사인 로스네프트를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로스네프트는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을 금지한 미국 측 제재를 어기고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일대비 변동 없는 배럴당 52.05달러에 장을 마쳤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16센트(0.28%) 오른 배럴당 57.75달러에 거래됐다.

■ 한은 총재와 다른 대통령 감성적 언어..레벨 부담도 감안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기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전염병에 따른 경기 둔화의 강도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전염병 확산 모멘텀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상황은 심각하다.

한국도 이젠 감염경로 파악이 어려운 지역사회 감염에 들어선 것 아닌지 하는 우려도 나타났다.

여전히 전염병 사태가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가운데 애플의 실적 둔화가 예고되고,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의 갈등 재연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위험자산선호가 퇴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감성적인 언어까지 동원,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기 어려움을 강조하면서 채권 매수자들을 독려했다.

다시 금리인하 기대가 얼마나 강화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금리결정회의의 지휘자인 이주열 총재는 지난주 사실상 2월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비상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주길 바란다"면서 "현재 상황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다.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강도 높은 주문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다.

지난 주 금요일 이주열 총재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엔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이었지만, 지금은 바닥을 지나 회복되고 있는 상황"라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통령과 한은 총재의 시각차가 적지 않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다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어 레벨 부담도 감안해야 한다.

국고3년 최종호가수익률은 1.271%까지 하락했다. 이는 1월 3일 기록한 올해 최저치(1.270%)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예컨대 국고3년이 다시 기준금리를 하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레벨 부담이 큰 영역임을 감안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의 대규모 10년 선물 매수와 함께 국고10년 등 장기국채들은 일제히 레벨을 바꾸면서 1.5%대로 떨어졌다.

외국인이 전날 3년 선물을 1만 3687계약 순매도하고 10년 선물을 7993계약 순매수한 가운데 이들의 매매 동향도 계속 주목된다. 외인의 3년 선물 순매도 규모는 작년 9월 5일 이후 최고치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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