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강조한 “특단 대책” 뭘까
정부 예비비 3조 집행, 구매액 환급
자영업자 감세, 임대료 지원도 검토
당장 급한 수출지원안 이번 주 발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와 관련해 ’비상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노영민 비서실장, 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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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 경제를 강타한 현 상황을 ‘비상경제 시국’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한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18일 국무회의에서다. 정부는 다음달 초 예비비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는 패키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당장 급한 수출 지원안은 이번 주 발표한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주장에도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6대 그룹 총수 회동, 경제부처 업무보고 등에서 경기 부양 필요성을 거론해 왔지만, 이날 발언의 강도는 훨씬 세졌다. ‘파격적 수준’ ‘특단의 대책’ 등의 표현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현 상황 인식이 절박하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 국정운영 슬로건으로 ‘확실한 변화’를 내걸고 연초부터 경제 행보를 이어 왔다. 여기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물경기가 회복 추세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발생으로 경기 흐름이 확 바뀌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의 성패를 가늠할 4·15 총선이 57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경제가 악화하면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경기 지표는 눈에 띄게 추락 중이다. 당장 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한 소비 지표 하락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말 10%가량 줄었던 외국인 관광객 감소 폭은 이달 들어 30%까지 확대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는 외식업체가 86%에 달한다(한국외식산업연구원 설문조사).
점점 강해지는 문 대통령 발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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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감소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달 1~10일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다. 1월 지표가 반등하며 봄바람을 기대했는데 눈보라가 다시 몰아친 셈이다. 수출이 호전되지 않으면 올 1분기 역성장은 피하기 어렵다. JP모건은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을 -0.3%로 예상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가동을 재개했던 현대자동차는 다시 일부 공장을 멈추기로 했다. 중국으로부터의 부품 수급이 원활치 않아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 위축과 생산 차질 상황을 볼 때 코로나19의 파장이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내려잡았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2.5%였던 한국 성장 전망치를 1.5%까지 낮췄다.
정부는 속도전을 준비 중이다. 이번 주 수출 대책엔 수출 기업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 원자재 수급 애로 기업에 대한 통관·물류 지원 등이 담긴다. 연이어 나올 종합대책은 국회 문턱을 넘지 않고 정부가 바로 조치할 수 있는 방안 위주다. 2015년 메르스에 대응해 시행한 한시적 개별소비세 인하가 대표적이다. 시행령을 고치면 된다. 문 대통령이 꺼낸 소비 쿠폰, 구매금액 환급과 같은 소비 진작책에 대해서도 정부는 검토에 들어갔다. 자영업자에 대한 세금 감면,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 완화 등도 포함될 전망이다.
3조원 규모의 목적예비비도 적극 집행한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방역 인력 확충 등에 1041억원의 예비비를 먼저 투입하기로 정했다. 특히 이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소비 진작 차원에서 추경 편성 같은 문제까지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힌 것은 추경 편성을 정책 테이블에 공식적으로 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추경을 한다면 대규모로 편성해야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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