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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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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열 나서 보채거나 탈진한 아이, 설사·구토까지 하면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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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발열 응급 대처법 육아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은 밤늦게 아이에게 열이 날 때다. 요즘처럼 바이러스 감염이 유행할 땐 더욱 난감하다. 당장 병원 응급실에 가야 하는 건지, 집에서 적절히 조치해도 괜찮을지 몰라 우왕좌왕하기 쉽다. 발열은 아이들이 흔히 겪는 증상이다. 아이에게 갑자기 열이 날 때를 대비해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와 올바른 대처법을 알아두면 아이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발열은 그 자체가 질병이 아닌 ‘증상’이다. 면역 반응의 일종으로 인체의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세균 같은 병원체와 싸우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체온이 일정 수준으로 높아지면 병원체 증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방치하거나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는 “심장병이 있거나 폐가 약한 아이는 오래 열이 나면 위험할 수 있다”며 “체온의 정도와 동반 증상을 살펴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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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난다’ 기준은 체온 37.5도 이상 때

인체는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이 있다. 체온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은 적절하게 열을 생산하고 방출하면서 체온을 일정 범위 내로 유지한다. ‘열이 난다’는 것은 37.5도(고막 체온 기준) 이상인 상태다. 소아 발열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감기·인두염·장염·후두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날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체온을 정확히 잰다. 간혹 아이의 이마나 피부를 손으로 만져 보고 뜨겁다고 느끼면 열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체온은 피부 표면의 온도가 아니라 몸의 중심 온도를 의미한다. 고막·겨드랑이·항문·구강을 통해 잰다.

정확한 체온을 알았다면 아이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채지도 않고 잘 노는데 37도 정도로 미열이 있을 땐 굳이 열을 내리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실내 온도를 20~25도로 맞추고 얇은 옷을 입히는 것으로 충분하다. 미열이 생기면 몸에서 필요한 수분량이 많아진다. 정 교수는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탈수 상태가 오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먹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38도 이상일 땐 아이가 심하게 보채거나 늘어지면 해열제를 먹인다. 열이 확 오르기 시작할 땐 오한·근육통·구역질 같은 증상으로 힘들어한다. 해열제는 이런 부수적인 증상을 없애는 조치다. 아이에게 흔히 쓰는 해열제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두 종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수한 교수는 “해열제를 먹이는 이유는 보챔이나 처짐 등 열로 인한 아이의 불편감을 해소하고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이가 편히 자고 있다면 일부러 깨워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해열제는 먹인 뒤 30분~2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 그 사이 아이가 많이 힘들어하거나 해열제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땐 미온수 마사지를 시도해볼 수 있다. 미온수 마사지는 아이의 몸을 32~35도 미지근한 물로 얼굴과 목, 가슴 쪽을 닦아 주며 체온을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이때 열을 빨리 식히려고 찬물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근육에서 열을 발산하는 반동 작용이 일어나 체온이 더 오를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미온수 마사지를 받으면서 오히려 더 보채고 싫어한다면 불쾌감이 가중되는 것이므로 중단하는 편이 낫다.

38도 넘는 백일 미만 아기는 의사에게

가정에서 조치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할 상황도 있다. 고열의 동반 증상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설사나 구토가 심하면 탈수 위험이 커진다. 아이가 축 처지거나 종일 제대로 먹지 못한다면 정확한 원인을 찾고 수액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심한 두통이나 늘어짐, 약으로도 조절되지 않는 기침, 호흡곤란, 경련이 있으면 뇌수막염이나 심한 폐렴, 열성 경련일 수 있어 새벽이라도 응급실에 가서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39도 이상의 고열이 3일 이상 가거나 생후 3개월 미만 아이가 열이 38도 이상 날 때도 병원에 가야 한다. 정 교수는 “특별한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소아에게서 나타난 발열은 열 자체로 뇌 손상을 초래하지 않는다”며 “너무 겁먹지 말고 조치를 해도 열이 오래가거나 심하게 늘어진다고 생각되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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