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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3년 만에 ‘헤쳐 모여’… 도로 새누리냐 중도표심 저격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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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규합 ‘미래통합당’ 17일 출범 / 황교안 지도체제 그대로 수용 / 최고위원 대부분 옛 새누리당 / 공천관리위 개편 등 갈등 조짐 /한국당 공관위, 현역 물갈이 박차 / 주중 PK·TK 공천 신청 인사 면접 / 박인숙, 강남 3구 현역 첫 불출마

세계일보

통합신당준비위 심재철, 정병국 공동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보수 오신환, 한국당 송언석, 김상훈, 심재철, 새보수 정병국, 전진당 이종혁, 이아람 최고위원.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이 주축이 된 ‘미래통합당’이 17일 닻을 올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계기로 분열됐던 보수진영이 4·15총선을 두 달가량 앞두고 3년여 만에 한데 모이는 것이다. 다만 ‘도로 새누리당’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넘어 중도진영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지와 공천을 둘러싼 내부 갈등 조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6일 중도·보수통합을 표방하는 통합준비위원회(통준위)에 따르면 미래통합당은 17일 국회에서 출범식을 연다. 미래통합당은 최고위·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을 차례로 마친 뒤 이달 말쯤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할 방침이다. 총선이 임박한 만큼 선대위 체제로 빠르게 전환해 권역별 선거운동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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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1동 일대 시장에서 주거환경 점검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대위 발족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다. 당 안팎에서는 신당이 기존 한국당의 ‘황교안 지도체제’를 이어가기로 하는 등 ‘혁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통합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로 새누리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총 12명의 미래통합당 최고위에는 황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 8명에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새보수당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이 참여한다. 원 지사와 이 위원장은 과거 새누리당에 몸담았던 바 있다. ‘옛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영환 전 국민의당 사무총장과 전진당 김원성 최고위원이 이날 추가로 선임됐지만 옛 새누리당 인사들이 절대 다수다. 미래통합당 창당 논의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일단 통합을 한 것은 다행이지만, 통합신당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인물들을 전진배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자칫하다 등심으로 국 끓여먹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의 공관위 개편 문제를 놓고도 갈등의 조짐이 보인다. 전진당과 시민단체 등은 김형오 위원장 중심의 ‘한국당 9인 공관위’ 체제의 확대 개편을 요구하지만, 새보수당은 ‘공천 지분 나눠 먹기’라며 부정적 입장이다. 통준위에 참여했던 시민단체 측은 “통합신당의 얼굴이 될 지도부 및 공관위 구성을 최소한 절반이라도 바꾸거나 추가해야 한다”고 항의하며 전원 탈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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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이 16일 오후 대전 동구 선샤인호텔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전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미래통합당이 중도 진영으로까지 지지층을 넓힐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옛 안철수계 인사들이 신당에 참여하긴 했지만 ‘실용적 중도’를 표방하는 안철수 전 의원은 통합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브랜드뉴파티’, ‘같이오름’, ‘젊은보수’ 등 2030세대가 모인 3개 정당은 이날 미래통합당 합류를 선언했다. 브랜드뉴파티 조성은 대표는 4년 전 국민의당에서 비상대책위원 등을 지낸 인물이다. 통준위 공동위원장인 새보수당 정병국 의원은 이들 3개 정당 대표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합류 선언은 미래통합당의 혁신과 정치적 영역을 넓히는 한편 개혁을 통한 총선 승리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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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왼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두 축인 한국당 황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의 회동은 신당 출범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너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 의원에게 먼저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총선 지원 유세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두 사람이 함께 손을 잡는 등의 상징적인 화합의 그림을 만들어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당 공관위의 ‘현역 물갈이’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수도권 공천 신청자 면접을 마친 데 이어 17일 충청 및 강원, 18∼19일 부산·경남(PK) 및 대구·경북(TK) 공천 신청자들을 대면 검증한다. 서울 송파갑에서 내리 재선을 지낸 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이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의 전통적 우세 지역인 ‘강남 3구’ 현역 의원 중 3선의 이종구 의원(강남갑)이 앞서 ‘서울 험지 출마’를 공언했지만 불출마 선언은 처음이다. 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도 15일 “보수우파의 승리와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기로 결심했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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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총선 지역구 출마를 공언한 태영호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 ‘수도권 전략공천’ 대상인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날 가명인 ‘태구민’으로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2016년 12월 주민등록을 취득할 당시 북한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명을 썼지만 선거법에 의해 주민등록상의 이름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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