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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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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4·15총선 선거운동 기간은 ‘태구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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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일→강신성일, 최불암→최영한, 이주일→정주일’ 같은 맥락 / 구할 ‘구(救)’자에 백성 ‘민(民)’자… "북한 형제자매 구한다는 뜻"

세계일보

한국 주민등록상 이름이 ‘태구민’이란 사실을 공개한 태영호 전 북한 공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4·15총선 지역구 후보 ‘태구민’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가 당분간 ‘태구민’이란 가명으로 활동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본명은 ‘태영호’가 맞는데 다만 한국에 와서 주민등록을 취득할 당시 경호 등 목적으로 쓴 이름이 ‘태구민’이라서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총선에 후보자로 출마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주민등록상의 이름을 써야 한다. 과거 배우 신성일과 최불암, 코미디언 이주일이 국회의원 시절 각각 ‘강신성일’, ‘최영한’, ‘정주일’로 불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신성일, 최불암, 이주일 등은 평소 예명인 가명을 쓰다가 정치인이 되면서 본명이 드러난 것과 달리 태 전 공사는 주민등록상 이름이 가명이란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태 전 공사는 1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2016년 12월 한국 주민등록을 취득할 당시 북한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명과 실제와는 다른 생년월일을 썼고, 총선을 계기로 원래 이름과 생년월일을 되찾기 위해 개명 신청을 했으나 개명에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가명으로 선거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태 전 공사를 영입해 4·15총선에 서울시내 지역구 후보로 출마시킬 뜻을 밝혔다.


태 전 공사는 “(가명 사용은) 지난 몇 년간 신변안전에 큰 도움이 됐지만 선거법에 의해 주민등록상의 이름을 공개한다”며 주민등록상 이름인 ‘태구민’을 처음 국민에게 알렸다.

‘태구민’이라는 이름은 구원할 ‘구(救)’자에 백성 ‘민(民)’자라고 한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형제 자매들을 구원하겠다는 의미를 (가명 ‘태구민’에) 담았다”며 “북한 안팎의 북한 주민들이 저의 활동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저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시스템을 이해할 수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역구에서의 선거 유세 관련 신변안전 우려에 대해 태 전 공사는 “안전 보장에 어려움이 증가해도 정부를 믿고 새로운 도전에 당당히 나서겠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의 평화는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조심히 유지하는 ‘정의롭지 못한 평화’ 상태”라며 “우리가 북한에 선의를 보이고 정성을 다하면 핵도 포기할 것이란 방식으로는 결단코 비핵화를 이룰 수 없다”고 북한을 포용하려는 문 대통령의 태도를 꼬집었다. 개성공단과 관련해서도 그는 “비핵화에서 아무런 진전도 없는데 개성공단 재개 하자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당당히 소신을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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