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5 (화)

'신변 위협'에도 주민증 공개 태영호, "실은 태구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2.16/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the300]자유한국당에 영입돼 제21대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로 도전장을 던진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한국 주민등록 이름 '태구민'을 전격 공개했다.

총선 출마로 신변에 위협이 생길 수도 있지만 북한에 자유민주주의를 알리기 위해 이 같은 위험을 각오하겠다는 의지다.

태 전 공사는 문재인 정권의 비핵화 정책과 금강산 개별관광 추진 등 대북정책 전반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태 전 공사는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는 한국에서 태영호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저의 주민등록 이름은 태구민, 생년월일도 실제는 1962년 7월 25일 태어났지만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은 다른 상태"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제가 2016년 12월 대한민국 국민으로 새롭게 태어날 때 북한의 테러위협을 피하기 위해 북한이 저를 찾지 못하도록 개명하고 생년월일도 다 고친 것"이라며 "지난 몇 년간 신변안전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나 선거법에 의해 주민등록 이름을 공개해야 할 때가 다가오면서 신변안전 보장에 어려움이 증가해도 정부를 믿고 새로운 도전에 당당히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이라는 이름은 구원할 구(救)에 백성 민(民)자를 써서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구원해보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원래 이름과 생년월일을 되찾으려고 개명 신청도 법원에 냈지만 3개월이 걸린다고 해서 이번 총선에는 주민등록증 이름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도 밝혔다.

태 전 공사는 24시간 경찰의 보호를 받는 최고 수위(가급)의 경호를 받아왔다.

총선에 나서게 된 계기는 북한에 자유민주주의를 알리고 싶어서라고 거듭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오늘(16일)은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생일, 4월 15일(총선일)은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태어난 날"이라며 "김일성 생일에 북한 주민들이 저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유선거로 국회의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 선거라고 하면 선거당일날 줄을 서서 선거장으로 들어가 선거표를 찬성함통에 넣고 나온 기억밖에 없다"며 "북한의 선거구는 687개이므로 의원수도 687명, 북한은 유일정당제이므로 한국처럼 비례대표도 없다"고 소개헀다.

태 전 공사는 "지금 북한 엘리트들조차 민주주의 선거가 어떻게 치르는지 전혀 모른다. 이런 과정을 북한 주민들이 제대로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북한 주민들이 선거를 다룬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데 지금까지 제가 본 총선 관련 한국 드라마들은 민주주의 선거절차보다는, 음모적인 방법으로 짜고 금품을 살포하고 부정선거에 걸려들어 감옥에 가고 뭐 이런 부정적인 모습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총선에 무관심했던 북한지도부와 해외에 있는 저의 외교관 동료들과 해외에 있는 수만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매일 매일 대한민국의 선거와 대의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과정을 낱낱이 살펴보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학습하는 중요한 계기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태 전 공사는 "지금 상황을 정의롭지 못한 평화 상태라고 생각한다"며 "(실현 가능성이 없는) 북한 비핵화를 머리에 이고 북한의 눈치 보면서 조심히 유지하는 평화"라고 말했다. 정의로운 평화는 "우리가 주동적으로 지켜나가는 평화"라고 밝혔다.

개성공단 문제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한 지금에 와서도 비핵화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데 개성공단을 재개하자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급을 줄때도 지금처럼 김정은 사무실에 현금 박스를 직송하지 말고 노동자들에게 직접 줘야 정의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관광 추진도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외국에서 북한 비자를 받아 관광한다' 이런 발상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비자는 별개의 국가에서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엉뚱하게 비자를 받고 관광가자고 하는데 이것은 한국이 먼저 영구분단으로 가자는 소리다. 그야말로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해외언론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번 주 수요일(19일) 오후 2시 30분에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직접 영어와 중국어로 (외신기자간담회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