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코로나 탓? 잠적 22일만에 금수산 참배 김정은, 18명만 대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6일 김정일 생일 맞아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지난달 25일 이후 22일만에 공개석상 등장

집권 이후 연초 공개활동 횟수 5회인 올해 최소

코로나 감염증으로 위축, 대미 전략 수립하는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1942년 2월 16일 생)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6일 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김 위원장은 새해를 비롯해 각종 기념일에 이곳을 참배해 왔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지난달 25일 설 명절 기념공연 관람 이후 22일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북한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한 지난달 30일(보도일 기준) 이후 처음이다.

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2월 16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당 정치국원 일부를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조선중앙TV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는 이날까지 5회로, 집권 이후 최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2011년 12월)한 다음 해인 2012년부터 1월 1일~2월 16일 사이의 연도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분석한 결과다.

김 위원장은 집권 첫해인 2012년 연초 47일 동안 21차례 북한 매체에 등장했다. 2013년과 다음 해엔 각각 11회, 17회 공개활동에 나섰다. 2015년엔 23회로 최다 횟수를 보였고,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3→16→11→8회를 기록했다. 평균 13.9회다.

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행원을 최소화한 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참배하고 있다. (왼쪽). 당과 정부, 군의 고위 간부들로 구성된 대규모 수행원과 함께 했던 지난해 참배(오른쪽) 때와 비교된다. [사진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평균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지난달 7일 방문한 순천인비료공장이 유일한 현지 지도였고 이외 금수산태양궁전 방문 2회, 빨치산 출신의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장 조문, 설명절 기념공연 관람이 전부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제시하고 자력갱생과 대미 강경 노선을 피력했지만 정작 본인은 신년사도 생략하고 지난 8일 창군절 기념행사에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의무방어’에만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

자료= 북한 매체 발표 재구성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런 행보는 신종 코로나 확산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일정에서 건강과 안전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가 창궐하자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배에 나선 김 위원장이 과거 대규모의 당ㆍ정ㆍ군 고위인사들을 대동했던 것과 달리 18명의 정치국 간부들만 대동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일부 단위와 주민들 속에서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이(전염병 예방) 사업을 만성적으로 대하는 현상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며 위생방역사업의 강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여기에 미국 CNN 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이 없다고 보도하는 등 북·미 대화의 교착 국면이 길어지자 새로운 전략 수립을 하거나, 모호성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달 하순 80여명의 대사 등이 참석한 해외 공관장 회의를 열었지만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