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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국이 핵전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핵전력과 미사일 방어 증강에 초점을 두고 신무기 연구개발비를 사상 최대로 배정한 2021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 국방부가 이날 배포한 2021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 예산으로 7405억 달러(878조원)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는데 이 중 미 국방부에 배정된 예산은 7054억 달러(837조원)다. 미국이 핵관련 예산을 늘리는 근거는 주요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군사적 우위를 침식당하고 있다는 점을 근본적 문제로 제시하고 있다.
2021년 예산안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핵전력 현대화다. 예산만 289억 달러다. 지휘통제 시스템 개선에 70억 달러, 차세대 장거리 폭격기 B-21에 28억 달러, 컬럼비아급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에 44억 달러, 지상배치전략억제전력(GBSD)에 15억 달러 등이다. 이중 핵운반 시스템 현대화와 지휘통제 시스템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에너지부 산하에서 핵무기 안전을 담당하는 국가핵안보국(NNSA) 예산역시 약 20% 증가가 이뤄져 198억 달러가 배정된 것으로 예측했다. 이 중 156억 달러가 핵무기고 지원과 핵탄두 수명 연장 등을 위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자국의 핵 선제 사용 금지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면 내년 예산에 핵전력 관련 예산 증가를 예고했다.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앞바다에서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 메인함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2’를 시험발사 하고 있다. (미 해군태평양사령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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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행정부 오바마 행정부의 핵정책 반대입장
북한의 공격을 억제할 역량을 대폭 강화해야
핵추진 잠수함 등 핵무기 운반시스템 현대화 필요
미 국방부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핵 선제 사용 금지정책의 위험성'(Dangers of a Nuclear No First Use Policy)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핵 선제 사용 금지정책을 이행하면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공격을 억제할 미국의 역량을 약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일본, 한국과의 동맹은 초창기부터 미국의 확장 핵 억지력에 의존해 왔다"면서 "미국의 핵 선제 사용 금지정책은 많은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의 깊은 우려를 자아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이어진 기존 정책 기조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방부는 또 '핵무기 운반시스템의 현대화 필요성'(Need to Modernize Nuclear Weapons Delivery Systems)이라는 별도 보고서에서 "미국의 핵무기 운반시스템 대부분은 사용 기한이 훨씬 지나 2025∼2035년을 넘겨 유지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 핵무기의 현대화 프로그램으로 지상기반핵억제(GBSD), 장거리 순항미사일(LRSO), 핵미사일탑재 전략 핵추진 잠수함(SSBN), F-35A 전투기, B-21 전략폭격기 등을 언급했다.
미 해군도 지난 3일 W76-2형 저위력(low-yield)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의 실전 배치를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미해군연구소(USNI)가 미국연방과학자협회(FAS)의 보도자료를 통해 "저위력 핵탄두를 탑재한 트라이턴트-Ⅱ(Trident-Ⅱ)형 SLBM를 조오지아주 킹스베이(King's Bay) 핵잠수함 기지로 복귀한 오하이오급(Ohio-class) 전략핵잠수함(SSBN) 테네시스(USS Tennessess)에 최초로 탑재했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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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탄두를 소형화해 핵잠수함과 전략폭격기는 물론 F-22와 F-35 등의 전술 항공기에도 탑재해 억제 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 로스 알라모스(Los Alamos) 국립핵연구소는 1978년에 개발한 100kt의 고위력 탄두 W76-0형, 2008에 100kt를 90kt으로 감소시킨 W76-1형에 이어, 2018년에 다시 5∼7kt로 감소시킨 저위력 W76-2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시킨바 있다. 트라이턴트-Ⅱ형 D-5 SLBM은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했다. 사거리 1만 2000㎞로 탄도속도는 마하 24에 달한다. 다탄두 핵탄두 기능을 갖추고 있다. 미 해군은 트라이턴트-Ⅱ형 D-5 SLBM을 12일 실제 발사하기도 했다. 탄두는 장착하지 않았지만 SLBM용 저위력 핵탄두 'W76-2'와 같은 무게의 훈련탄을 쐈을 가능성이 높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 도발 가능성을 높아지면서 미국내에서 본격적인 위기 관리에 돌입한 셈"이라며 "미국이 본격적으로 핵탄두를 장착한 전략무기들을 배치하기 시작하면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억제력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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