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13일 '드루킹' 선고…'중대한 범죄' 판단 이을까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1·2심 모두 실형

대선·지선 때 특정후보에 유리한 여론 조성

김경수 경남지사, 2심 선고는 늦어질 듯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드루킹’ 김동원(51)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가 13일 내려진다. 2018년 1월 19일 네이버가 경찰에 댓글조작 의혹 관련 수사를 의뢰한 지 2년여 만이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3일 오전 11시 컴퓨터 등 장애업무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진행한다.

김씨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과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해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이트에 표출된 기사 8만여개에 달린 댓글 140만여개에 공감 또는 비공감을 9970만여회 반복적으로 클릭해 댓글순위 산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9대 대선과 7회 지방선거 등에서 특정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

또 김씨는 도두형 변호사와 공모해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고, 이를 숨기기 위해 관련 증거를 조작한 혐의도 받는다.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지난해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1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1, 2심 재판부는 김씨의 혐의에 대해 ‘중대한 범죄’로 인정, 나란히 실형을 선고했다.

1심은 김씨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와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년6월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와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해 6개월 감형한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1심 대비 2심에서 감형이 이뤄어진 것은 김씨가 아내에 대한 폭행 및 유사강간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점을 감안한 판단이었다.

2심 재판부는 선고 당시 “온라인을 통한 여론 형성은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긍정적 기능이 있지만, 이를 의도적으로 특정 집단을 위해 조작할 경우 국민 전체 의사가 왜곡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며 “이런 왜곡된 여론 조작은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설명했다.

이어 “킹크랩 개발과 운영 지시를 (총괄하는 등) 최종적이고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할 주범”이라며 “더 나아가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댓글 순위 조작에 대한 결과로 공직을 요구하는 등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지사 역시 이번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사건에 공모한 혐의로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김 지사는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 측근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당초 지난해 12월 24일 선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1월 21일로 한 차례 연기했으나 당일 “최종적인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다시 한번 선고를 연기하고 변론을 재개했다.

이에 더해 2심 재판을 맡았던 서울고법 형사2부 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와 좌배석 판사인 최항석 부장판사가 각각 서울고법 사무분담과 대법원 정기인사 등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재판부 재구성에 따라 최종 선고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