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5월 방영, <기생충> 작업 시작
봉 감독 프로듀서로 제작 참여
영화에서 못 다뤘던 이야기 담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봉준호 감독의 ‘1인치 장벽 허물기’는 이제 ‘에미상’으로 이어지는 걸까.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두 편이 올해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처음으로 미국 프로덕션과 작업한 영화 <설국열차>(2013)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스노피어서>는 오는 5월31일 밤 9시 미국 케이블채널 <티엔티>(TNT)에서 공개된다. <티엔티>는 지난 1월 누리집을 통해 “포스트 종말론적 공상과학 시리즈 <스노피어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2016년 11월 맛보기(파일럿)를 선보인 뒤 정규 편성을 확정했는데, 이후 각본가가 하차하고 방영 채널도 번복되는 등 여러 사정으로 늦춰지며 올해 초에 완성됐다. 봉준호 감독과 원작 영화의 제작을 맡았던 박찬욱 감독도 참여한다.
<설국열차>는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얼어붙은 지구를 배경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는 가운데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한된 공간 안에서 머리 칸과 꼬리 칸으로 나뉜 계급과 사회 갈등 등 현대 세계를 축소해 담았다.
<티엔티>가 지난 1월 공개한 예고편을 보면 주인공의 이미지 자체가 주는 강렬함은 덜하지만 영화보다는 조금 더 밝은 색채가 눈길을 끈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틸다 스윈턴이 맡았던 역은 제니퍼 코널리, 송강호가 맡았던 인물은 래퍼 겸 배우 다비드 디그스가 연기한다. <티엔티>는 “시즌2 제작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된다.
<기생충> 역시 드라마로 다시 찾아온다. 미국 케이블채널 <에이치비오>(HBO)가 판권을 사서 드라마로 만든다. <에이치비오>는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등을 만들어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영화 <빅쇼트> 등을 연출한 애덤 매케이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 함께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작업은 이제 시작이지만,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며 관심이 증폭됐다. 미국 연예 매체 <콜라이더>는 10일 “마크 러펄로가 (송강호 배역으로) 물망에 올랐다”고 보도하는 등 <기생충> 드라마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설국열차>와 <기생충>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영화에서 다루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도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9일 미국 배우조합상 시상식 이후 미국 연예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시간 영화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를 5~6시간짜리 필름으로 자유롭게 담아내고 싶다”며 “문광(이정은)이 지하 벙커에 있는 남편을 만나러 오면서 왜 얼굴에 타박상을 입었는지 등을 드라마에 녹이고 싶다”고 말했다. 다혜(정지소)와 민혁(박서준), 연교(조여정)의 관계, 문광이 남궁현자 선생의 벙커를 알게 된 이유 등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머지않은 어느 날, 봉준호 감독을 에미상 시상식에서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기대감이 샘솟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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