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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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오스카) 4관왕을 기록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CNBC는 "영화 기생충의 '빈부격차'라는 주제는 미국내 소득 양극화를 상기시킨다"면서 "미국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이 영화가 오는 11월 예정된 대선의 궤적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기생충은 부자들의 호화로움과 풍요로움, 그리고 가난한 자들의 빈곤과 불결함을 병치하면서 계급간 긴장감을 표현했다"면서 "미국에서도 소득불평등은 언제나 있었지만 이렇게 심했던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브루킹스연구소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소수 계층은 부를 회복했지만, 중산층은 그러지 못하면서 사상 최악의 빈부 격차를 겪고 있다고 밝혔고, 퓨 리서치센터는 미국의 소득불평등은 선진국 중 가장 심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UC버클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미국 최고 부호 400인의 재산은 2조9600억달러(약 3500조원)로 소득 하위 60%에 해당하는 미국 성인 1억5000만명의 재산보다 많다.
세인트루이트 미 연방은행에 따르면 1989년만해도 소득 상위 10%는 미국 전체 부의 66% 가량을 차지했는데, 2016년 기준 이 비중은 77%까지 늘어났다. 반대로 소득 하위 50%에 해당하는 약 6300만가구가 전체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에서 1%로 줄어들었다.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적극적 공약을 내놓고 있는 미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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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단체인 컨슈머 와치독(Consumer Watchdog)의 제이미 코트 대표는 "기생충의 주제는 미국 선거와 경제에 깊은 울림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016년 대선에서 '기생충'의 주제와 같은 빈부격차와 경제 불안감 등을 활용해 승리를 거뒀다"면서 "민주당 버니 샌더스 의원 역시 비슷한 주제로 공약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실제 미 민주당 대선 경선의 시작을 알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는 근소한 차이로 뒤지며 2위를 기록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중 한명인 앤드류 양 후보. /사진=앤드류 양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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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후보를 비롯해 엘리자베스 워렌, 앤드류 양 등 민주당 후보들은 소득불평등을 해결하는 공약들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부호들에게 세금을 늘리는 부유세부터, 저소득층 의료보험 확대, 학자금 대출 무상 상환 등의 공약이 나왔다. 대기업을 강제 분할하겠다는 대책도 나왔다. 이 때문에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민주당측에서 소득불평등 문제를 한층 더 강하게 끄집어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발표 직후 민주당 후보 중 아시아계이자 '전국민 기본소득' 공약을 내건 앤드류 양 후보는 "와우, 기생충을 꼭 봐야겠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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