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새보수, 수임기구 추진…통준위, 신당명에 '대통합신당' 잠정 합의
황교안 "유승민 만나기 위한 협의 하고 있다"
전날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4·15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한국당과의 신설합당을 전격 제안했고,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에 화답하면서 이를 구체화할 실무협상만 남은 상황이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이 조만간 만나 통합 의지를 재확인하고, 통합신당의 선거 대책 등을 논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종로구 부암동에서 '종로 당원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을 언제 만나느냐'는 질문에 "만나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유 의원을 만나 서울 출마를 권유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만난 뒤에 얘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보수진영의 실무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일단 야권통합에 참여하는 원내정당인 한국당과 새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은 신설합당 수임기구를 조만간 출범시킬 예정이다.
수임기구는 신설합당을 위한 실무절차를 포함한 법적 절차를 논의하게 된다.
한국당은 수임기구에 김상훈·송언석 의원 등을 내정했다.
새보수당도 수임기구 참여 인사를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새보수당 유의동 책임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과 새보수당 간 통합 실무 협상은 진행 중"이라며 "수임기구는 마지막 단계에서 '도장'을 찍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참여 인사 선정은 시간을 두고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또 오는 13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신설합당 추진을 위한 의결 절차를 밟는다. 이날 한국당은 신설합당 권한을 최고위에 위임하기로 했다.
원내 정당 간 합당 논의와는 별도로 시민사회 단체 등을 포함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차원의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도 신설합당의 당명과 강령 등을 결정했다.
기자회견하는 유승민 |
통준위가 이날 잠정 합의한 통합 신당의 이름은 '대통합신당'이다. 향후 한국당과 새보수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새보수당은 이날 정병국 의원이 통준위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당과 새보수당 간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새보수당은 통준위 공식 참여를 미뤄왔다.
교착 상태에 빠진 야권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의 총선 불출마와 신설합당 제의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유 의원이 불출마와 함께 '공천 지분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공언함으로써 한국당 내에서 아직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강성 친박(친박근혜)계의 불만을 잠재우고 신설합당을 추진해야 할 명분에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통합신당준비위 인선 발표하는 박형준 혁통위원장 |
그러나 유 의원이 요구한 '개혁보수의 길'을 신설합당이 실현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과제라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선 신설합당의 공천이 친이(친이명박)·친박계의 '잇속 차리기'로 변질해선 안 되며, 야권의 '고인 물'을 쳐내는 개혁공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유 의원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신설합당이 '도로친박당' 또는 '도로친이당'이 되는 것을 경계했다.
따라서 향후 통준위 등에서의 통합신당의 공천 방향에 대한 논의가 야권통합 성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으로는 현재 공관위를 가동 중인 한국당 내에서 현역의원에 대한 공정한 컷오프(공천배제)와 함께 대선주자급 자원들에 대한 전략배치가 효과적으로 이뤄질지가 과제로 떠오른다.
통합 참여 주체 중 가장 큰 집인 한국당이 과감한 컷오프로 공간을 마련해야 야권통합으로 인해 넓어진 인재풀을 수용하고 총선 승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당 중심의 '흡수통합'에 대한 여전한 경계심을 불식하는 것도 신설합당 과정에 놓인 과제다.
새보수당 이혜훈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흡수합당은 A당이 당명과 틀 등을 그대로 한 채로 B당을 흡수하는 것으로, 이에 반대한다"며 "신설합당은 A당과 B당이 새로운 당에 들어가는 것으로, 유승민 의원의 요구가 어느 정도 지켜지는지에 따라 향후 (유 의원의) 선거 유세 지원 여부 등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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