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인천공항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 관련 현장점검을 했다./사진제공=국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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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잦아지는가 싶더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터지네요."
세종시 국토교통부 항공담당 직원들은 요즘 숨 돌릴 틈이 없다. 지난달 중순부터 '줄 야근'이다. 항공정책과, 국제항공과 직원 30여명은 신종 코로나 '5분 대기조'다. 지난달 초 위기수준이 '관심' 단계였던 신종 코로나가 20일 '위기', 27일 '경계' 수준으로 연달아 격상되자 공항공사와 항공사를 관리 감독하는 국토부에도 비상이 걸린 것이다.
'경계' 단계가 된 지난달 27일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다. 일부 사무관들은 나흘 연휴 내내 출근했고 설날 당일 하루 쉰 직원도 친인척 집 방문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5분 대기조'를 했다. 한 직원은 가족이 수술을 했는데 병문안을 갈 틈조차 없었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 중심으로 코로나에 대응하면서 국토부는 공항 방역·검역과 중국어 통역 지원 등을 했다. 이달 초엔 보건복지부 등 다른 부처와 협조해 총 120개에 달하는 중국 노선의 전용 입국장을 설치했다. 입국장 전화기와 마스크 수량까지 세세하게 챙겼다. 세종에서 인천공항으로 출근하는 일도 잦았다. 한 직원은 "다른 부처 직원들과 공항공사 직원이 모두 다 고생 중인데 장거리 출장이나 야근을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중국에 전세기를 띄워 700여명의 교민을 국내 이송하는 과정에서도 국토부의 '숨은 공'이 없지 않다. 전세기 계약은 외교부가 했지만 항공사에 지원 요청하고 이용 가능한 비행기를 신속하게 물색하는 일은 국토부 몫이었다. 전세기 예산을 미리 확보한 것도 국토부 역할이 컸다.
2011년 리비아 내전으로 전세기를 보냈던 당시엔 정부의 관련 예산이 없어 국토부 담당 국장이 개인 자격으로 보증을 서기도 했다. 나중에 비행기 값을 내지 않은 탑승자 때문에 국장이 개인 돈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2015년 네팔 지진 때도 같은 일이 반복되자 국토부는 전세기 예산이 필요하다고 설득했고 결국 외교부가 15억원 내외의 예산을 배정 받았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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