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취임 3주만에 검찰개혁 속전속결…내부 반발 변수로

1·2차 인사 및 직제개편 '고강도 개혁'…진용 마련 평가

검찰 내부 의견 '묵살' 비판…'수사방해 의심' 인사 지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지 3주가 지난 가운데 임기 시작부터 쉼 없이 이어진 고강도 검찰개혁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강력한 장관 권한 행사로 검찰개혁 진용을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검찰과의 소통 부족으로 수사를 위축시켰다는 비판도 함께 일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전날 검찰 수뇌부에 이어 중간간부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2차 인사까지 마무리하며 '추미애표 검찰 개혁'의 토대를 놓았다.

하지만 추 장관이 추진했던 검찰개혁 과정에 검찰은 배제됐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검찰 의견 수렴없이 일방적인 조직 쇄신에 나서면서 사실상 여권 겨냥 수사까지 흩뜨리며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임 전부터 개혁 의지 강조…취임 한달도 안 돼 '추다르크'표 강력 쇄신

추 장관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진행 중인 개혁 방안을 비롯해 법무·검찰의 경직된 조직문화까지 총체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취임 전부터 검찰의 '과잉 수사'를 문제로 직접 지적하며 개혁 의지를 거듭 보였다. 또한 검찰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과도하게 집중된 관한을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선 국회의원인 추 장관은 취임사에서도 관록을 보이며 여유롭지만 강단있게 검찰 개혁을 주문하면서 전임인 조국 전 장관과는 시작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며 성공하는 검찰개혁을 이루겠다는 취임 일성을 내놨다. 검찰 안에서도 변화와 개혁을 위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개혁 실행도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그의 별명처럼 소신있게 밀어붙였다.

추 장관은 지난 3일 취임 닷새 만에 곧바로 검찰 수뇌부 물갈이로 장관의 인사권을 행사하며 검찰조직 장악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를 확대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도 마련하며 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직제개편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직후 곧바로 조직 쇄신을 위한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도 대규모로 단행했다.

추 장관의 광폭행보를 놓고 일각에서는 "지지부진했던 검찰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선 기존 검찰 세력의 힘을 빼는 것이 필요했다"며 "추 장관의 강력한 리더십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의견 청취 없이 '묻지마 개혁' 비판도

반면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구성원들과의 합리적 소통은 뒷전에 두고 '묻지마 개혁'을 밀어붙여 내부 불만이 쌓이고 있단 비판도 상당하다.

앞서 첫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에서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의견을 형식적으로도 청취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었다.

고위간부 인사에 앞서 윤 총장 측은 검찰청법에 명문화된 '검찰총장 의견청취'를 존중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추 장관의 의견 청취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

추 장관은 오히려 검찰 조직을 다독이기보다는 장관의 법적 권한을 강조하며 "배려했으나 윤 총장이 항명했다"며 항명 프레임을 들어 검찰 때리기를 이어갔다.

검찰은 앞서 직제개편안과 관련해서도 '수사 연속성'을 이유로 사실상 전원 존치 의견을 냈으나 일부만 받아들여졌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개혁 대상을 적폐로 취급하고 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결국 조직 이해 없는 깜깜이 개혁을 부를 뿐이다"라며 "당장의 개혁보다 부작용 없는 튼튼한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내부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둘러 직제개편 후 2차 인사…"정권 수사단 해체 위한 개혁" 비판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감찰무마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등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수사 방해 목적이 있다고 의심될 만큼 무리하게 개혁을 추진한다는 지적도 인다.

첫 인사 당시 윤 총장의 손발이 되어 정권 겨냥 수사를 이끌던 대검 참모진과 관련 수사를 주도하던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은 좌천성 인사로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져 '수사 방해'라는 비판이 일었다.

검찰 안팎에서는 형사부 및 공판부 확대를 골자로 한 직제개편안의 숨겨진 의도가 '검찰개혁'을 앞세워 정권 수사부서를 축소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반발로 나왔다.

직제개편을 할 경우 필수보직기간과 상관 없이 보직 변경을 할 수 있도록 돼있다는 점을 고려해 서둘러 개편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직제개편 직후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의 비리의혹 수사팀을 이끌던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모두 교체돼 지방으로 발령이 났다.

수도권의 한 차장 검사는 "이번 인사는 특정인(조국 전 장관) 수사 때문에 이뤄진 것이 뻔하지 않느냐"라며 "수사방해 인사가 다른 정부에서도 반복될 수 있도록 나쁜 선례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한편 추 장관은 설 연휴가 끝난 뒤에도 검찰개혁의 후속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실행을 위한 후속 조치가 우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앞서 개혁입법실행추진단을 만들고 관련 법령을 재정비하고 추진 바탕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 장관이 지난 3주간 검찰개혁 바탕을 마련한 데 이어 앞으로 이어질 검찰 개혁에서 검찰과의 소통이라는 과제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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