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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신동주·신동빈, 父 보내는 마지막 인사…“존경과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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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발인 및 영결식 엄수

‘세계 제일·최고’ 고집하던 고인의 마지막 꿈 롯데월드타워

“롯데에 바친 한 세기 일생”…가족과 롯데 임직원 등 1500여명 모여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재계 마지막 1세대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서울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한 세기에 걸쳐 유통 경영의 신화를 써내려간 신 명예회장은 그의 상징물과도 같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을 지나 고향인 울산 울주군 선영에서 영면에 든다.

지난 19일 향년 99세의 나이로 타계한 신 명예회장의 장례식은 지난 4일간 그룹장으로 치러졌으며 이날 영결식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영결식에는 신 명예회장의 직계 가족과 친지, 지인, 그룹 임원진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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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식 참석한 신동주 신동빈 회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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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열·신유열 두 손자 손에 들린 영정사진과 위폐

발인식은 이날 오전 5시3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신 명예회장의 운구행렬은 오전 6시30분 잠실 롯데월드몰 콘서트홀 영결식장에 도착했다. 장내는 1500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오전 7시 영결식 시작과 동시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아들 신정열씨가 영정사진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씨가 위패를 들고 영결식장으로 들어왔다.

뒤이어 신 명예회장의 장남·차남·장녀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콘서트홀 1층에 마련된 유가족 석에 착석했다. 신 명예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 전 부회장의 부인 조은주씨, 신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미나미 여사도 함께 입장했다.

신 전 부회장이 유가족을, 신 회장이 롯데그룹을 대표해 인사말을 전했다. 두 사람은 모두 신 명예회장을 ‘위대한 기업가’이자 ‘따뜻한 아버지’로 표현하며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눈물을 보이진 않았지만 서툰 한국말로 인사말을 읽어나가는 중간 중간 슬픈 표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님은 자신의 롯데그룹 직원들과 롯데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쳐왔다. 여러분의 따뜻한 위로와 은혜에 대해 선친께서도 무척 기뻐하시리라 생각한다”면서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 베풀어주신 여러분의 호의에 감사의 말씀 드린다. 저희 가족들은 선친의 가르침을 가슴깊이 새기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을 대표한 신 회장 역시 “바쁘신 중에도 아버지 마지막 길에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아버지는 특별히 우리나라를 많이 사랑하셨다. 타지에서 기업을 일구고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배웠다”고 했다.

신 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책임감 있는 기업가이지 자상한 가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는 롯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분이다. 항상 새로운 사업 구상에 몰두하셨고 성공과 실패를 모두 떠안는 책임감 보여주신 만큼 아버지가 흘린 땀과 열정 평생 기억하고 싶다”며 “또 아버지는 따뜻한 가장이었다. 장남으로 어린 나이부터 가족을 위해 많은 고생과 시련을 겪었다. 가족을 향한 헌신과 사랑을 보면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배웠다. 한마디로 정말 멋진 분이었다. 역경과 고난이 올 때마다 아버지의 태산같은 열정을 떠올리며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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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로 떠나는 고 신격호 회장 장례행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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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전 국무총리·반기문 전 사무총장 추도사…“우리시대 선각자”

신 명예회장의 영결식 추도사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맡았다.

이 전 총리는 직접 단상으로 올라와 추도문을 낭독했다. 그는 “우리시대 당신은 참으로 위대한 거인이셨다. 맨손으로 굴지의 기업을 이루고 자수성가의 신화 때문만은 아니다. 국토가 피폐하고 많은 국민이 굶주리던 시절 모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이 땅에서 사업을 시작하신 분”이라며 신 명예회장을 ‘선각자’로 칭했다.

이어 “모든 국민이 굶주림에서 해방돼야 한다며 시작한 식품 사업에서부터 관광유통, 화학 등 당신이 일으킨 산업들이 지금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며 “매순간마다 나라경제와 국민의 삶을 생각한 신념과 도전 정신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영상을 통해 추도사를 전했다. 반 전 총장은 “명예회장님은 우리들의 삶이 어두웠던 시절, 경제성장의 앞날을 밝혀주었던 큰 별이셨다”며 “우리나라가 전쟁의 폐허위에서 국가재건을 위해 몸부림치던 시절, 조국의 부름을 받고 경제부흥과 산업발전에 흔쾌히 나섰으며 기업보국의 사명감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내셨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신 명예회장의 영결식은 추도사와 유가족 인사말로 마무리됐다. 이후 오전 8시30분께 운구 차량은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돌고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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