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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산 채로 먹어라” 근절되지 않는 해병대의 엽기 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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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1사단 상병, 신병에게 잠자리 산 채로 먹이는 등 가혹행위”

군인권센터 “끊이질 않는 해병대 엽기 가혹행위…‘똥군기’ 개선돼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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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의 한 병사가 후임 병사에게 살아있는 잠자리를 억지로 먹이는 등 엽기적인 가혹 행위를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2011년 해병 2사단 총기 난사 사건 이후에도 해병대 내의 가혹 행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인권센터는 21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 1사단에서 복무 중인 상병 김아무개씨가 신입 해병 ㄱ씨에게 잠자리를 강제로 먹게 하고 수차례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고 폭로했다. ㄱ씨는 중증 우울증에 시달리며 공황발작을 겪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다 입원치료를 받고 현재는 의병 전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의 설명을 보면, 지난해 10월께 김씨는 후임 ㄱ씨에게 들판에 가서 잠자리와 여치를 잡아오라는 지시를 했다. ㄱ씨가 잠자리와 여치를 잡아오지 못하자 본인이 직접 잠자리를 잡아온 뒤 ㄱ씨에게 “너 이거 못 먹으면 뒤진다”고 협박했다. ㄱ씨가 별수 없이 입을 벌리자 김씨는 잠자리의 날개 부분을 손가락으로 잡은 채 잠자리의 몸통 부분을 ㄱ씨 입에 그대로 집어넣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몇분 동안 주변에 있던 선임과 동료 해병들은 김씨를 제지하지 않았다. 아울러 김씨는 ㄱ씨에게 “너 같은 XX만 보면 화가 난다. 내 밑에 들어왔으면 X나 패서 의가사(의병 전역) 시켜줬을 텐데”, “말라 비틀어져서 여자랑 관계는 가질 수 있냐 XX놈아” “○○가 서긴 서냐”는 성희롱성 발언도 일삼았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ㄱ씨는 이후 가해자에 대한 분노와 수치심, 모멸감으로 인해 공황발작과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극단적인 선택 시도를 반복하고 악몽으로 군 생활을 이어갈 수 없게 돼 군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하다 현재는 의병 전역한 상태다. ㄱ씨는 가혹 행위를 당한 뒤 자신을 외면한 동료들과 ‘선임을 찌르면 안 된다’고 교육하는 해병대의 악습, 2차 가해 등을 우려해 신고를 주저하다 지난 14일 군인권센터 등에 피해를 알렸다.

해병대에서의 가혹 행위가 폭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접수한 해병대 인권침해 상담은 모두 35건이었다”며 “특히 해병 2사단에서는 지난해 8월께 한 병사가 다른 병사에게 치약으로 강제로 머리를 감도록 하고 개 흉내를 내며 네발로 돌아다니게 하는 등의 가혹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2017년 10월에는 해병대 부사관이 복지시설 근무병들을 상대로 ‘뚝배기 집게로 혀 잡아당기기’ ‘야구방망이로 때리기’ ‘입과 귀에 가위를 대고 자르겠다고 위협하기’ 등의 가혹 행위를 지속해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관련 기사: 집게로 혀 당기고 병따개 끼워 손꺾고… 해병대 중사, 병사들에 엽기적 가혹행위)

2011년 7월에는 해병대 소속 강화도 해안경계 부대에서 병사가 동료를 향해 총기를 난사해 장병 4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해당 병사는 사고조사단과의 문답에서 “너무 괴롭다. 죽고 싶다. 더 이상 구타, 왕따, 기수 열외는 없어져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군대 내에서의 인권침해는 시대에 따라 그 양태가 변화됐을 뿐 여전히 군대 문화 속에서 기생하며 우리 군과 장병들을 좀먹고 있다”며 “내부 감시와 인권교육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이어 “이번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법적 지원을 통해 확인된 피해 사실을 바탕으로 가해자에 대한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병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해병 1사단의 가혹 행위 및 성희롱에 대해 헌병대 차원의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해병대 전 부대도 사건사고 예방을 위해 가혹 행위와 병영악습, 성 군기 위반 등 부대관리 전반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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