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철, 조국에 "靑 근무자들과 인사 논의했다" 보고
千, "참여정부서도 근무한 柳 왜 감찰하나" 무마시도
유재수(56)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조사 과정에서 유 전 부시장이 천경득(47)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과 금융권 고위직 인사 사항을 논의한 증거가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이 2016년 1월 정의당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정의당TV'에 나와 '진보가 선거에서 지는 이유'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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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조국 전 법무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은 2017년 유 전 시장의 휴대폰을 제출받아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하는 과정에서 그가 천 선임행정관과 금융위 고위직 인사문제를 수시로 협의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을 확인했다.
박형철 당시 반부패비서관이 포렌식 자료 출력물을 들고 조 전 장관에게 찾아가 "유재수는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데 현재 청와대 근무자들과 금융위 고위직 인사에 관한 의견 등을 주고받는 메시지가 다수 발견됐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조 전 장관은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천 선임행정관은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을 만나 "참여정부에서도 근무한 유재수를 왜 감찰하느냐. 청와대가 금융권을 잡고 나가려면 유재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으로 구명 운동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천 선임행정관이 유 전 국장을 통해 추천한 인사는 실제 금융위 상임위원에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민정수석실 내에서는 천 선임행정관이 "피아(彼我)도 구분 못하냐" "검찰은 이래서 믿을 수가 없다"는 등의 말을 해 이 특감반장이 불쾌해 했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검찰 안팎에선 천 선임행정관이 자신의 인사 청탁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유재수 구명에 나선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당시 구명 운동 정황을 확인한 박 전 비서관이 외부 민원에 의한 감찰 무마를 막기 위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경과와 향후 조치를 담은 상세 보고서 작성을 따로 지시해야 했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천 선임행정관은 변호사 출신으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문재인 펀드'를 관리하는 펀드운영팀장을 지냈다. 2017년 대선 캠프에서는 문 대통령 후원회 대표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내 인사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천 선임행정관은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사건에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여권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이상호 우리들병원 원장이 2012년 수천억원대 특혜성 대출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 의혹을 제기한 이 원장의 동업자 신혜선씨 측에 친문인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은 '천변이 전화드릴 거다'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천변’은 2016년 정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천 선임행정관이다.
[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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