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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당·정·청의 해리스 때리기에… 美국무부 "우린 그를 크게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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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뜻에 따라 직무수행"

조선일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17일(현지 시각) 해리 해리스〈사진〉 주한 미 대사에 대해 "크게 신뢰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남북협력 사업에 대해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며 제동을 건 데 대해 한국 여권이 "조선 총독이냐"라는 등으로 비난하자, 국무부 대변인이 직접 엄호에 나선 것이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해리스 대사 논란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여전히 해리스 대사를 신뢰하고 있고, 미국과 한국은 북한 문제에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해리스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해리스 대사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언급해 해리스 대사의 입장이 미국 정부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다른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한국이 남북관계 개선 추진과 관련해 최고의 결정을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과 같이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일에 대해 (한·미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는 향후 개별관광 등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미국과의 협의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문가들도 한국 당·정·청의 해리스 대사에 대한 공격에 우려를 표시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본지에 "북한을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해 좌절한 일부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북한 김정은을 비난하기보다는 해리스 대사를 (비난받을) 피뢰침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며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주권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한국 정치인들을 유치하게 보이게 할 뿐"이라고 했다. 워싱턴의 대북 유화파인 켄 고스 미 해군연구소 국장도 "나는 해리스 대사의 열렬한 팬은 아니지만, 이번엔 (한국의 반응이) 명백히 지나쳤다"고 말했다.

다만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본지에 "한국의 독자적인 남북회담 추진에 대한 해리스 대사의 우려를 공유한다"면서도 "이런 (비판적) 견해는 청와대나 외교부에 비공개로 (전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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