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성향 독자 신당은 안 돼⋯ 유시민이 왜 안철수 호출했겠느냐"
"'국민의당의 길'로 가서도 안 돼⋯ 민주당 2중대와는 완전히 결별해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계 복귀 의사를 밝힌 가운데, 과거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 창당을 함께 했던 인사들 사이에서 '안철수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반(反)문재인 야권 재편에 주도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도적 반문(反文)세력을 규합하되, 혁신을 전제로 자유한국당 등과 중도·보수 연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철수계 인사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5일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반문(反文)연대에 동의하는 합리적 중도 세력을 전국적으로 규합해 조직해야 한다"며 이런 주장을 공개적으로 내놨다. "반문연대 승리연합을 통해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야권 혁신과 새정치로 정권교체를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도를 표방한 제3정당의 길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뜻도 담겨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조선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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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안 전 대표의 귀국 후 일성(一聲)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 독선을 엄하게 비판하는 야당다운 야당의 지도자 모습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의 대혁신과, 안 전 대표의 주도적 역할을 전제로, 중도·보수의 반문 승리연합을 성공시켜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안 전 대표의 중도정치는 진보·보수의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당시 집권세력을 비판·견제하고 대체하려는 올바른 야당의 모습이었다"라며 "당연히 귀국 후 안 전 대표의 입장은 현재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심판하고, 향후 정권교체의 길을 주도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안 전 대표가 광범위한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반문연대의 승리연합'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2014년 독자적인 새정치연합을 추진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격적인 민주당과 통합으로 이길 수 있는 야당의 길을 선택한 바가 있다"며 "임박한 총선을 앞두고 우선 야권통합을 주도해 문재인 정권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야당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안 전 대표가 중도 성향의 독자적인 신당을 창당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중도신당 독자노선은 현실적으로 이번 총선에서 야권 패배를 의미한다"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왜 안 전 대표를 일부러 호출했겠느냐"고 했다. 이어 "2016년 총선 국민의당 승리도 호남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양자구도 덕분이었다"라며 "당시보다 열악한 정치환경에서 독자적인 중도신당 창당으로는 수도권 승리가 아니라 야권분열로 민주당 승리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유튜브 '알릴레오' 방송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에선 팬층이 확실한 정치인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안 전 대표가 정치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했었다. 유 이사장의 이런 발언은 안 전 대표의 제3신당 창당을 통해 야권 분열을 기대하는 노림수가 담긴 것이란 게 김 교수 주장이다.
안 전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창당에 참여했던 김 교수는 안 전 대표가 4월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길'로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복귀나 제3지대 통합은 야당이 아닌 길이다. '4+1' 야합에서 봤듯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은 여당 2중대일뿐"이라며 "민주당 2중대인 4+1 세력과는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2015년 국민의당 창당의 길이 아니라, 2014년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추진과 이후 극적인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야권 통합의 길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새정추는 당시 무소속이었던 안 전 대표 측의 창당 준비기구였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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