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이후 상승률 최저
수요 부진, 농수산물·석유 가격 하락 영향
9월 마이너스 딛고 연말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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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전반적인 경기 부진에 농수산물·석유 가격이 내려간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계속되는 저물가 기조에 한때 디플레이션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연말로 갈수록 소폭의 오름세를 보여 마이너스 물가 우려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양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105.12)는 전년보다 0.4% 상승했다. 이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2015년 경기 부진과 저유가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0.7% 오른 적이 있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에도 0.8% 오른 것을 포함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무른 건 모두 세 차례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석유류가 5.7%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6%포인트 끌어내렸다. 농·축·수산물도 1.7% 감소해 전체 물가를 0.13%포인트 내리는 효과를 냈다. 두 품목은 지난해 각각 6.8%, 3.7% 상승했지만 올해는 크게 낮아졌다. 반면 석유류 외 공업제품이 0.7% 올라 전체 물가 0.21%포인트를 올렸고, 외식비가 포함된 개인서비스 물가가 1.9% 올라 전체 0.59%포인트 끌어올렸다.
서비스 물가 항목을 구체적으로 보면, 무상급식 영향으로 학교급식비가 전년보다 41.2% 줄었고, 고등학교 납입급(-13.5), 병원 검사료(-9.4%) 등이 감소했다. 반면 택시요금(12.4%), 시외버스료(11.2%), 우편료(7.7%) 등이 올랐다. 집세 가운데 전세 비용은 0.2% 올랐고 월세 비용은 0.4% 내렸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수요측 상승압력이 높지 않은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 무상교육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역대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를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지난해보다 0.9% 상승했다. 1999년(0.3%)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역시 1999년(-0.2%) 이후 최저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올해 월별 물가상승률 흐름을 보면, 9월 마이너스로 바닥을 찍은 뒤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0.8%를 시작으로 0%대 후반에 머물다가 8월 0%에 이어 9월 사상 처음으로 -0.4%를 기록했다. 10월엔 다시 0%로 돌아왔다가, 11월 0.2% 상승에 이어 이달에는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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