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헌재 결정에 피해자 측 “아쉽다…존엄·명예회복이 우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측 변호인인 이동준 변호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헌재의 2015년 한일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합의는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 아니라는 심판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발표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헌법재판소가 각하한 것을 놓고 피해자 측은 "많이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측을 대리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이동준 변호사는 "(피해) 어르신들이 받은 상처를 어루만져줄 기회가 될 수 있었는데 그 부분을 헌재가 다해주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 할머니들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오면서 이 사건 합의와 발표로 심적 상처를 받으셨다. 모욕적이기까지 한 합의 발표로 괴로워하셨다"며 "헌재가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 더 약할을 할 수 있지 않았나"라고도 했다.

그는 "진실과 원칙에 입각해 역사 문제를 다뤄나간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고, 피해자 중심주의에 따라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일본과) 적대적 관계를 가져가기보다는 건설적으로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했다.

헌재의 판단을 놓고 이 변호사는 피해자 측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한일간 공식 합의라는 이유로 파기하거나 재협상할 수 없다고 했다"며 "(헌재 결정으로 보면) 합의가 공식적인 협상이나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합의를 파기하거나 재협상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단초를 마련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 입장에서도 조금 더 강경하게 요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추후 결정문을 검토한 뒤 필요한 조처가 있으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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