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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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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시진핑 일본 가는 길에 들르는 訪韓엔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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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내년 4월 시진핑 방일 발표

靑 "상반기 방한 확정적"이라며 구체적 시기·형식은 밝히지않아

文정부 출범후 첫 한국 방문인데 日과 패키지로 묶이는데 거부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3일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내년 상반기 방한(訪韓)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시 주석 방한을 "확정적"이라고만 말했을 뿐 시기와 형식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이 내년 4월 시 주석이 일본을 국빈 방문한다고 공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시 주석의 한국·일본 방문을 두고 한·중·일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내년 상반기 방한은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한 번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시 주석이 내년에 방한하게 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4년 7월 국빈 방한 이후 5년 만이다. 내년에는 한국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한국을 찾게 된다. 중국의 1, 2인자가 내년에 모두 방한한다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문제로 불거진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와 양국 관계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조선일보

韓中日 회담 마치고 귀국한 文대통령 -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밤 성남 서울공항에서 환영 나온 청와대 노영민(오른쪽) 비서실장, 강기정(오른쪽에서 셋째) 정무수석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지난 23일 출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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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지난 23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방한 여부와 시기를 확답하진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 관례상 공식 방문 발표는 양국 합의와 조율이 끝나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의 방한은 확정됐지만 외교적 관례 때문에 공식 발표를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공식적 입장과 달리 이면(裏面)에서는 시 주석 방한의 시점과 방식을 두고 서로 생각이 다른 한국과 일본, 중국이 복잡한 눈치 싸움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시 주석이 방한하더라도 일본 방문 길에 경유하는 방식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지역 방문 때 특정 국가 한 곳만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산되긴 했지만 중국은 작년 6월에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 길에 한국 방문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방한인 만큼 단독으로 한국을 방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때 주변 다른 국가를 함께 방문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 주석 방한이 일본 국빈 방문과 한데 묶이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작용하고 있다. 일본은 일본대로 "왜 일본 방문 길에 한국을 방문하느냐"며 불쾌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일 간 이런 힘겨루기로 인해 시 주석 방한 시점과 방식이 상당 기간 불확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의 마음을 잡기 위한 한·일 간 경쟁도 치열하다. 내년 4월 일본 방문 확정으로 일단 한국에 우위를 점한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전날에 이어 이날 중국 청두에 머물렀다. 그는 리커창 총리와 회담한 뒤 고대 수리 시설인 두장옌(都江堰)을 함께 방문했다. 총 2박 3일간 중국에 머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처럼 베이징과 청두 등 두 도시를 방문했지만 중국 체류 기간은 1박 2일로 짧았다.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2017년 12월 이후 2년 만이었다. 외교 소식통은 "중·일 간 거리가 한·중보다 더 좁혀지는 모습"이라며 "북한의 도발 위협과 성탄절을 감안하더라도 문 대통령이 중국 일정에 더 공을 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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