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판매점에서 고객이 알뜰폰 가입 상담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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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사업자가 출시한 5G(세대) 통신 요금제가 약정 할인을 앞세운 이통3사의 5G 요금제보다 비싸 논란이 일고 있다. KT 자회사인 KT 엠 모바일과 삼성의 무인경비·보안업체인 에스원이 이달 각각 '알뜰폰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 M'도 지난 10월 5G 상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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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싼 알뜰폰 요금이 가장 비싼 이통사 요금보다 높아
알뜰폰의 5G 요금제 중에는 리브 M의 라이트요금제(월 4만4000원) 가장 싸다. 데이터는 9GB를 제공하고, 다 쓰면 속도가 1Mbps 줄지만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다. KT 엠 모바일의 스페셜 요금제(월 7만7000원)가 가장 비싸다. 데이터를 200GB 제공하고, 이를 초과하면 데이터 사용 속도가 10Mbps로 떨어진다. 에스원의 프리미엄 요금제는 KT 엠 모바일과 조건은 비슷하지만 가격(월 6만3800원)은 좀 더 저렴하다.
반면 SK텔레콤·LG유플러스·KT 등 이통 3사의 가장 저렴한 5G 요금제는 5만5000원으로 똑같다. 하지만 이통 3사는 5G 요금제에 25%의 선택약정할인을 제공한다. 이를 적용하면 월 요금은 4만1200원으로 뚝 떨어져 오히려 알뜰폰 요금제보다 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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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5G 요금제는 멤버십 혜택받으면 더 떨어져
알뜰폰 사업자의 5G 요금제 중 스페셜이나 프리미엄 구간은 6만3800원부터 7만7000원대까지 분포돼 있다. 이통3사의 경우 7만5000원~8만원 선이다. 알뜰폰 요금제보다 높은듯하지만 역시 약정할인을 추가하면 월 요금이 5만6210~6만원으로 떨어진다. 결국 알뜰폰 스페셜 라인 중 가장 싼 요금제(에스원 프리미엄 요금·6만3800원)가 이통3사의 스탠더드 라인 중 가장 비싼 요금제( KT베이직·6만원)보다 더 비싼 셈이다.
더구나 이통3사가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까지 고려하면 알뜰폰의 5G 요금제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 SK텔레콤은 매월 달력에 T자 모양으로 나타나는 날짜에 제휴처 할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12월이면 2~6일, 11·18·25일에 도미노피자나 본죽, 11번가에서 할인을 제공하는 식이다. 또 가족이 함께 SK텔레콤에 가입하거나 유선 인터넷에 가입하면 기간을 합산해 요금을 최대 30%까지 깎아준다. KT는 월 3만원 상당의 케이크나 놀이동산 이용권을, LG유플러스는 영화 무료 관람권이나 커피숍·편의점 구매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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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업체 "망 도매대가 낮춰야 더 싼 요금제 출시 가능"
이 같은 상황에 소비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원한 직장인 이 모(34·서울 종로구) 씨는 "부모님 휴대전화를 바꿔드리면서 알뜰폰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통사보다 비싼 가격을 제시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알뜰폰이란 이름만 믿고 가입했다 손해를 볼 뻔했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통사에 지급해야 하는 5G 망의 도매대가가 너무 비싸 요금제를 낮출 수 없다는 것이다. 알뜰폰 사업자가 현재 이통사에 지불하는 망 도매대가는 이통사 요금 기준으로 약 75% 정도다. 이통사의 10만 원짜리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가 7만5000원에 사들여 소폭의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식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내년엔 망 도매대가가 66%로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LG 헬로비전(옛 CJ 헬로) 인수 조건으로 5G 도매대가를 66%까지 낮추게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LG유플러스가 선제적으로 망 도매대가를 낮추면, KT나 SK텔레콤도 뒤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망 도매대가가 66% 정도로 떨어지면 최저 요금제를 4만~5만 원대에서 3만 원대 후반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의 5G 요금제가 3만 원대 후반으로 떨어져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통사의 5G 최저요금이 4만1200원이고, 멤버십 혜택까지 고려하면 굳이 알뜰폰을 쓸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그래픽]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2만9천510명으로 전월보다 7천4명(19.2%) 감소했다. 0eun@yna.co.kr(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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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알뜰폰 2류 서비스로 전락하지 않게 더 지원할 것"
이에 따라 정부가 알뜰폰 사업자한테 5G 서비스 출시를 종용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는 이통사가 아직 네트워크망 마무리하지 못해 망 임대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면서 "알뜰폰은 보편적인 통신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취지에 맞게 당분간은 LTE에 집중하고, 5G는 이통사에 맡기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 역시 "알뜰폰이 5G 시장에 진입하는 건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일단은 LTE에서 좀 더 낮은 가격과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수익에도 좋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김남철 통신정책과장은 "알뜰폰은 LTE, 이통사는 5G 식으로 편을 가르면 결국 알뜰폰은 2류이자 시한부 사업으로 전락한다"면서 "알뜰폰이 기존 이통사와 동등한 조건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고, 이통 3사와 견줄만한 제4의 경쟁자로 성장하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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