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삼지연시와 양덕온천문화휴양지건설장의 모습을 13일 보도했다./노동신문·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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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량강도 삼지연 신도시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이 무리한 공출 요구와 잦은 정전 등으로 당국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고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가 24일 보도했다.
삼지연은 백두산 기슭에 있는 고지대로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났다며 '혁명의 성지'로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은 최근 삼지연을 세계적 수준의 국제 관광 특구로 건설하겠다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지난해 3차례, 올해 2차례 현지 시찰도 했다. 김정은은 지난 2일에도 삼지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삼지연은 최근 군에서 시로 승격됐다.
이처럼 김정은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삼지연시이지만, 정작 주민들 사이에선 '못살겠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 난방 등을 위한 전기 공급이 자주 끊기는 문제라고 한다. 현지 사정을 잘아는 양강도의 취재원은 아시아프레스에 "최고의 세계적 산간도시를 만들라는 김정은의 직접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신도시 아파트들은) 방도 넓고 중국제 설비도 좋다"면서도 "아파트는 모두 전기 난방으로 돼 장작이나 석탄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떠난 후 4일간 정전이 계속됐다"며 "주민들은 '집안이 냉동고 같다'면서 바닥에 매트리스를 더 깔아 추위를 견디고 있다"고 했다. 한반도 최북단에 위치한 삼지연은 북한에서 가장 추운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삼지연시 내 장마당 운영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지연 주민에게 식량 배급이 시작된 대신 장사를 할 수 없게 금지했는데, 주민들이 현금을 얻을 길이 막혀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취재원은 "삼지연을 현대적으로 훌륭하게 만들고 시로 승격시켜 평양처럼 특별한 '시민증'을 준다고 하지만, (가까운) 혜산시나 다른 지역 사람도 그 곳에서 살고 싶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추운데다가 장사까지 금지 당하면 살 수가 없다. 돈을 주겠다고 해도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삼지연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늘어 지역 수입이 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재개발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3일 녹화중계를 통해 전했다./조선중앙TV·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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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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