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미드웨이
누적 판매 200만 부에 달하는 스테디셀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1권이 '현실' 편으로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분야를 다뤘다면 2권은 '현실 너머' 편으로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분야를 다뤘다. 두 권은 '소수의 지배자와 다수의 피지배자', '절대주의와 상대주의' 등 이원론적 구조를 따랐다.
신간은 일원론이 지배한 그 이전의 훨씬 더 오래된 시간을 다룬다는 점에서 제목에 '3' 대신 '제로(0)'라는 일련번호를 달았다.
'제로' 편은 138억 년 전 빅뱅과 우주의 시작에서 지구, 인류, 문명의 탄생을 거쳐 '축의 시대'에 등장한 인류 사상사의 주요 인물들을 탐구해 본다.
과학 분야로는 빅뱅과 다중 우주, 평행 우주, 차원 이론, 우주의 크기, 진화론 등의 개념과 쟁점을 다루며 철학 분야로는 고대 인도 철학에서 도가, 유가, 불교, 기독교, 소크라테스에서 칸트에 이르는 서양 철학의 흐름을 짚어 본다.
이 방대한 내용을 비전문가의 관점에서 항목별로 간략히 기술하다 보니 제목 그대로 '넓고 얕은' 지식이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웨일북. 556쪽. 1만9천800원.
▲ 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 = 김훈 지음.
2020년 수교 70주년을 맞는 스페인에 대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매력과 저력을 소개한다.
스페인이 가진 힘의 원천을 스페인어, 활력, 유산, 제국주의, 욕망 등 5개의 키워드로 분석한다.
책에 따르면 스페인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구가 사용하며 21개국의 모국어이다.
스페인의 음식, 축제,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평균수명과 국가건강지수, 츄파춥스에서 자라에 이르기까지 스페인이 보유한 세계적 브랜드도 스페인이 지닌 활력을 반영한다.
스페인은 또한 세계 최고의 관광 대국이자 문화유산 보유국이다. 810㎞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가운데서도 압권이다.
한때 제국의 식민지였던 스페인은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거느린 제국으로 발전해 세계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스페인의 역사에 등장한 위대한 인물로 세르반테스, 피사로, 가우디, 피카소, 프랑코,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콜럼버스를 꼽을 수 있다. 저자는 이들을 관통하는 개념으로 '욕망'을 제시한다.
유노북스. 272쪽. 1만5천원.
▲ 미드웨이 = 프레더릭 미어스 지음, 정탄 옮김.
같은 소재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의 개봉으로 새삼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제2차 세계대전의 미드웨이 해전 참전기다.
항공모함 USS 호넷의 제8뇌격비행대대 소속으로 어뢰를 발사하는 뇌격기 조종사였던 저자는 1941년 12월 7일 샌디에이고에 정박해 있던 중 일본군이 하와이 진주만의 미 해군기지와 정박 중이던 군함들을 공격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태평양전쟁의 시작이었다.
대기와 훈련 끝에 1942년 4월 태평양 전장으로 출전한 저자가 속한 항모전단은 긴 항해를 거쳐 6월 4일 미드웨이 인근 해역에 도달했을 때 일본의 대규모 항모전단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
저자가 출격 대기하는 동안 전투가 끝나 직접 전투 임무를 수행하지는 않았고 일개 중위로서 전쟁의 큰 그림이나 전략적 의미를 파악하기는 어려웠겠지만 이 역사적 해전의 긴박한 상황을 현장에서 지켜본 기록인 만큼 저자의 묘사는 현실적이고 생생하다.
특히 다른 항모 소속 전투기 한 대가 저자가 탑승한 USS 호넷에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기관총이 오발 돼 아군 5명이 죽고 20명 이상이 부상하는 아수라장을 목격하기도 했다.
길었던 하루가 마무리되고 저자의 동료 조종사들이 속속 돌아와 땀이 범벅이 된 얼굴로 귀환보고를 했지만 다른 많은 동료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저자가 당시에는 알지 못했을지라도 이날은 태평양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의미 있는 날이었다. 진주만 피습으로 큰 타격을 입고 수세에 몰렸던 미 해군은 미드웨이 해전을 통해 일본 해군에 궤멸적 타격을 입히고 공세로 전환하게 된다.
저자는 이후 벌어진 과달카날 해전 등에서 공을 세워 조종사로서 가장 영예로운 훈장 가운데 하나인 수훈비행십자훈장 수훈자로 추천받았으나 1943년 6월 남태평양 상공에서 전사했다. 훈장은 그의 사후에 수여됐다.
교유서가. 356쪽. 1만6천800원.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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