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부터 국회 본관 계단 앞 결집
폭행 논란 속 본회의 저지 고무돼
17일도 TK동원령등 규탄대회 지속
“국회가 한국당 소유물이냐” 비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본청 무단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막혀 입구에서 집회를 열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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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대란과 폭행 논란에도 자유한국당이 국회 동원 시위를 오는 19일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전날 시위에 ‘고무된’ 한국당은 17일에도 TK(대구·경북) 지지자 동원령을 내렸다. 나흘간 매일 1000명 이상을 모아 국회를 점령하겠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16일에 이어 19일까지 나흘간 매일 오후 국회 본관 계단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선거법 규탄대회’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에서 “한국당이 국회에 전세를 냈느냐”는 비판이 공공연히 나오는 등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지만, 한국당은 “편파적인 문희상 국회의장, 독선적인 여당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터진 것”이라고 주장 중이다.
한국당은 17일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당 핵심 지도부가 참가한 가운데 규탄대회를 준비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이 정권 거수기 역할을 하는 문 의장을 보고 답답한 심정으로 모이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부당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폐기를 위해 민심이 움직이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문 의장,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에게 이게 민심이란 것을 보여주는 최적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전날 국회 본관 계단에서 연 같은 주제의 규탄대회에 수천명(한국당 측 추산)이 모인 데 대해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보다 몇 배 많은 인원이 결집했다는 자평이다. 한국당은 그간 패스트트랙 법안을 막기 위해선 국민 힘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4+1 공조’와 비교 시 의석 수가 턱없이 적어서다. 이번에 국회로 모인 지지자를 볼 때 한국당의 요청에 국민이 응답 중이라고 보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도 전날 흥분감을 안고 “여러분의 분노가 국회에 큰 영향을 준다”며 “여러분이 승리했다”고 했다.
한국당은 오는 18일에는 부산·울산·경남, 19일에는 호남·충청·세종·강원·제주 등 지지자를 중심으로 릴레이 규탄대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한국당을 뺀 여야는 한국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국당은 이미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일주일째 농성 중이다. 이어 국회 본관 계단 앞까지 점령한다는 데 대해 “국회가 한국당 소유물이냐”는 말이 나온다.
이들은 전날 규탄대회에서 지지자들 일부가 다소 격한 모습을 보인 점도 지적한다. 국회사무처는 전날 모든 출입문을 봉쇄했다. 무단 침입 움직임이 있어서다. 경찰이 동원돼 국회 일대 교통대란이 생기기도 했다. 민주당은 설훈 최고위원, 정의당은 청년 당원 등이 전날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 중이다. 한국당이 폭력 집단을 국회로 들인다는 비판인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입법 기관인 국회를 폭언·폭행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회는 말로 싸우는 곳이다. 한국당은 이게 안 되니 몸으로 싸우려고 지지자를 부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나흘간의 규탄대회가 정상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찰이 지지자들의 국회 출입을 막고 방벽을 세운다면 시작부터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에 “분위기 가열과 관련해선 문 의장과 (국회를)원천봉쇄한 경찰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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