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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금융지주 CEO 인사대전] ‘첫 외부인사’ 오화경 대표, 2년 성적 합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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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저축은행, 건전·수익성 다 잡아

사업 체질개선 성공…연임 기반 다져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경영난에 빠진 저축은행을 정상화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2년간 하나저축은행을 진두지휘한 오화경 대표는 그간 건전성과 수익성 확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에 공을 들였다.

임기 말인 현재는 하나저축은행 성적표는 긍정적이다. 하나저축은행 출범 이후 첫 외부출신 CEO로 주목을 받은 오화경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그의 연임 여부가 다시 관심이다.

◇ ‘첫 외부출신 CEO’ 비결은 탁월한 경영 실력 덕분

오화경 대표는 지난해 3월 하나저축은행에 몸담기 전까지 하나금융과 무관한 외부 인사여서 선임 당시 이목이 집중됐다. 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은행이나 지주 임원들이 대표직을 맡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진다.

실제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는 신한은행 영업추진본부 부행장,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는 지주서 홍보·브랜드 총괄전무, 김건영 NH저축은행 대표는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장 등이 지주계 저축은행 CEO들의 직전 이력이다.

이와 달리 오 대표는 HSBC 전무, 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보여준 리스크 관리 능력을 하나금융이 인정하면서 지난해 하나저축은행 대표가 됐다.

아주저축은행은 옛 하나로저축은행이 전신으로, 부실 채권이 해결되지 않아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린 상태였다. 저축은행중앙회 소속으로 있다가 2012년 2월 아주캐피탈이 인수했다.

당시 아주캐피탈 부사장이던 오 대표는 아주저축은행 첫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경영개선을 진두지휘했다. 2012년 6월 말 기준 아주저축은행의 연체율은 43.07%였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4.54%에 달한 상태였다.

아주저축은행 대표 임기가 끝난 2016년 말에는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각각 7.3%, 7.24%까지 개선했다.

부실 자산 정리와 리스크 관리 외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내부 조직 정비 등에 주력한 결과다. 현재 아주저축은행의 간판 상품 ‘삼삼오오 함께 만든 적금’도 그의 재임 시절 출시된 것이다.

그가 하나저축은행 대표로 낙점될 당시 하나금융은 추천 이유에 대해 “오화경 후보는 리테일과 기업부문 등에서 탁월한 영업성과를 나타내 다양한 경험을 갖춘 리더로 판단된다”며 “저축은행 대표로서 오랜 근무이력은 업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하나저축은행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 취임 후 건전성·수익성 지표 개선, 포트폴리오 조정에 공들여

오 대표의 취임 이후 하나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이다. 지난 3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45%로 전년 동기(4.56%)와 비교해 2.1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개선세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율(ROE)은 지난해 3분기 각각 0.78%, 2.36%에서 올해 0.85%, 4.43%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65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대폭 증가한 반면 자산은 1조2373억원으로 8.3%(955억원) 소폭 증가했다. 순익 규모는 크지 않지만 건전하고 내실 있는 성장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기업 여신비중을 늘렸다. 올해 3분기 기준 하나저축은행의 기업대출금은 6952억원으로, 전체 대출금(1조559억원) 가운데 65.8%를 차지한다. 반면 가계대출금은 3607억원, 34.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기업대출과 가계자금의 비중이 각각 56.4%, 43.5%였다.

◇ 연계 영업·디지털 강화 행보 ‘안정적 기반 구축’ 총력

올해 오화경 대표는 그룹과의 연계 상품 대출 확대에 나섰다. 연계 상품을 하나은행과 하나카드로 확대해 신규 손님 유입 증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영업본부 내 리테일금융부를 격상해 리테일금융본부를 새로 구축했다. 본부 산하에는 리테일담보팀, 리테일신용팀, 리테일지원팀이 신설됐다.

지난 상반기 새로 출시된 ‘카드&머니 정기적금’도 연계영업 강화의 결과다. 하나카드를 신규 발급받고 만기이자를 하나머니로 적립하면 최대 4%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카드 발급 실적과 하나 멤버스 이용률을 한 번에 올릴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해 저축은행 업권 최초로 ‘모바일 브랜치’를 런칭하고 비대면을 통한 ‘하나가득론‘ 상품을 출시했다.

모바일브랜치는 은행 업무를 본인명의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비대면서비스다.

시중은행에 비해 영업점 채널이 많지 않다는 단점을 디지털로 극복했다. 더불어 지주계 저축은행으로써 햇살론 등 정책 금융의 지원 확대로 포용적 금융 실천에도 앞장서는 중이다.

전 금융업권의 디지털화가 대세인 흐름을 따라 노후화한 전산 시스템을 단장하고 내부 시스템을 손보는 등 디지털 시대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객 중심의 프로세스와 서비스 개선으로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이는 Digital Transformation(DT) 추진에 나섰다. 지난해 6월부터 신 시스템 구축에 나서면서 업체 선정을 진행했다.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돌입하기 위해 서울 중구 한외빌딩에 사무실을 얻어 지난 6월 입주했다.

일단 계정계를 시작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는 정보계 등으로 신 시스템 구축 범위를 넓혀 전반적으로 내부 IT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조직문화를 변화하고 직원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가 조직 성장의 핵심은 ‘직원’이라는 모토를 갖고 있어서다.

먼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회사와 가정이 양립하는 워라벨 문화의 안착을 위해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실천하기로 했다.

직원 아이디어와 집단 지성이 창출될 수 있는 수평적 조직 문화 정착과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애자일(agile)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애자일 조직은 셀(cell) 단위의 작은 조직 규모로, 부서의 경계 없이 창의적으로 일하는 조직 형태를 말한다.

작은 규모로 불필요한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최근 금융권에서 도입하고 있는 조직 체계다.

더불어 직원들에게 합리적인 보상 제도를 개선하고, 성과가 있는 곳에 확실한 보상을 주어 직원 스스로 ‘변화와 성장’의 동기를 부여하는 생산적인 조직 문화 실현에도 앞장선다는 복안이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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