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반대로 金 임명 사실상 보류…金, '고사' 뜻 청와대에 전해
'정세균 카드'로 경제·협치 부각…丁 "종로 선거 열심히 뛰고 있다"
文대통령 막판 숙고로 인선지연 가능성…'청문리스크' 李총리 유임설도 여전
차기 국무총리 후보 정세균 검토, 김진표에서 기류변화 |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강병철 임형섭 차지연 기자 = 청와대가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진보진영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뉴페이스'를 검토하는 쪽으로 기류 변화가 생긴 셈이다.
이에 따라 국회 내년도 예산안 처리 이후 조만간 총리 후보자가 발표될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는 달리 문재인 대통령의 막판 숙고가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굳어지는 듯했던 '김진표 총리 카드'의 경우 최근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한 '반대론'이 불거지며 사실상 보류된 상태로 알려졌다.
특히 김 의원은 최근 자신에 대한 진보진영의 반대가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청와대 측에 사실상 총리직 고사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김 의원에 대한 반발이 핵심 지지층의 이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김 의원이 아닌 새 인물을 총리로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금씩 힘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그 중에서도 정 전 의장을 유력한 후보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의 경우 기업인으로서의 경험은 물론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역임할 만큼 민주당 내 '경제통'으로 꼽히고 있어 집권 중반기 '경제총리' 콘셉트에 부합한다는 의견이 여권 내에서 나온다.
나아가 국회의장을 거친 만큼 여야 협치를 주도할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만일 정 전 의장이 국무총리가 된다면 국회 수장을 경험한 뒤 행정부를 총괄하는 자리에 가는 것이다. 국회와 행정부의 협치가 중요한 시점에서 의미가 있는 인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존보다 총리직 수행에 있어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경우 정 전 의장의 의사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총리설에 대한 질문에 "지역구인 종로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며 다소 거리를 두는 듯한 답변을 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도 정 전 의장이 조만간 출판기념회를 준비하는 등 사실상 총선 출마 의지를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정 전 의장이 새로 주목받고는 있지만, 총선 출마 등 여러 변수가 남아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 온 김 의원이 최종 낙점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며 "결국 문 대통령의 결단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나아가 일부에서는 이 총리가 당분간 유임을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의견도 여전히 나온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총리를 교체해 청문 정국을 만드는 위험부담을 짊어지기보다는 안정적인 이 총리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총리가 교체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우선 이 총리가 의사를 명확히 해야 총리 교체 여부가 결정되지 않겠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전 의장을 중심으로 한 '뉴페이스 검토설', 이 총리 유임설 등이 복잡하게 얽히며 예정보다 후임 총리 발표가 뒤로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초 이번 주 안에 발표가 이뤄지리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렸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아지며 더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런 다양한 관측들에 대해 "추정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지금 인사에 대해 각종 추정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다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인사는 최종단계가 가봐야 알 수 있다. 정해진 것이 있다면 이 부분은 맞고, 이 부분은 틀린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의원이 총리직 고사 의사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것은 사실인가'라는 물음에는 "저는 들어본 바 없다"고 답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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