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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이슈 미술의 세계

미술가 강익중의 '지금 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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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집 '사루비아' 출간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비가 오면/ 우산을 쓰면 되고// 짐이 무거우면/ 내려놓으면 되고// 길이 멀면/ 쉬었다 가면 되고// 국물이 싱거우면/ 소금을 더 넣으면 되고// 다 살았으면/ 준비하고 떠나면 되고'('걱정 없다')

미술가 강익중이 시화집 '사루비아'를 펴냈다.

지난해 출간한 '달항아리'에 이은 두 번째 시화집으로, 시 106편과 작품 사진, 일상에서 찍은 사진 등을 담았다.

소소한 일상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하고 오늘의 행복을 되새기는 작가는 달항아리처럼 속을 비우려고 다짐한다.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에게 인사하고, 팥빙수를 친구와 나눠 먹고, 모르는 동네를 가는 버스를 타본다. 만두를 빚고, 초등학교 앨범을 꺼내 보고, 밀린 설거지를 한다. 내 것은 원래 없다고 말하고, 너무 많은 것은 아예 없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하하 웃는다. 모두 그가 찾은 '지금 행복해지는' 방법이다.

강익중은 한 변 길이 3인치인 캔버스에 그린 알록달록한 그림과 달항아리 소재 작품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작가다.

1994년 미국 휘트니미술관에서 백남준과 함께 '멀티플/다이얼로그'전을 열었고,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대영박물관, 구겐하임미술관, 휘트니미술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작가를 대표하는 3인치 그림처럼 짧고 쉬운 시에서는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는 삶에 대한 성찰도 엿볼 수 있다.

그는 '마음을 챙기려고', '잊지 않으려고', '세월에 끄적이려고', '뭐가 뭔지도 모르고' 시를 쓴다고 했다. 그림을 그리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잊으려고 그림을 그린다/ 잊지 않으려고 그림을 그린다// 시간을 보내려고 그림을 그린다/ 시간을 아끼려고 그림을 그린다// 날이 좋아서 그림을 그린다/ 날이 나빠서 그림을 그린다// 편지 대신 그림을 그린다/ 그냥 그림을 그린다'('그림을 그린다')

송송책방. 272쪽. 1만4천원.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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