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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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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한미군·무역' 카드…이달 韓서 방위비 5차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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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the300]한국측 "SMA 틀 내에서 협의 이뤄져야"…트럼프 나토서 '무역' 연계 시사

머니투데이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에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회원국 분담금을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토는 트럼프와의 회담에 앞서 내년 말까지 미국을 제외한 회원국들의 방위비를 1000억 달러가량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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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 협상이 3~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데 이어 이달 중 한국에서 다시 개최된다. 기존 협정 만료가 이달 중이나 한미간 간극이 커 연내타결이 이뤄질 지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세계 동맹국들에게 '무역' 보복 카드까지 들먹이며 방위비 인상 압박에 나섰다.

◇원칙 재확인…이달 중 한국서 5차 협상 개최 합의=5일 외교부에 따르면 11차 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가 3~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됐다. 2일차 회의는 한국시간 이날 오전 6시40분께 마쳤다. '파행'으로 끝난 3차 회의와 달리 예정한 협상 시간이 지켜졌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측은 SMA틀 내에서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평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앞으로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차기 회의는 12월 중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구체 일정은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 덧붙였다. 통상 방위비 협상은 한달에 한번 열려 왔지만, 10차 SMA 만료 시한(12월31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달 내 5차 회의 개최에 합의가 이뤄진 걸로 보인다. 4차 회의 역시 미국 협상단이 자리를 뜨며 파행으로 마친 3차 회의(11월 18~19일) 후 약 2주 만에 열렸다.

다만 한미가 이달 안에 얼마나 간극을 좁힐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미국은 11차 SMA 협상에서 한국 측에 내년 분담금으로 올해(1조389억원)의 5배 수준인 약 47억 달러를 요구했고, 총액을 맞추기 위해 기존 SMA에 없는 항목 신설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공평하고 합리적인' 분담 원칙을 강조해 온 한국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이어 관세 카드로 동맹국 압박=그러나 이 총액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요구한 걸로 알려진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뿐아니라 전세계 동맹을 향해 전방위적으로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라 한국 측은 어느 때 보다 높은 압박 속에 협상에 나서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중인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방위비와 무역 이슈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나토 내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확대하기로 한 합의를 지키지 못한 국가들을 가리키며 "그들이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역으로 그들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자체는 나토 회원국들을 겨냥한 것이나, 한미간 방위비 협상이 진행 중에 나온 '경고'인만큼 한국을 향해서도 유사한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의 고율관세 부과 추진 계획을 아직 단행하지 않았다.

미국은 당초 5월 17일이던 결정 시한을 180일 연기했고, 이 시한(11월13일) 후에도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다만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3일 자동차 관세와 관련 "관세 필요성이 있을 수도 혹은 없을 수도 있다"며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놨다.

여기에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환율시장 개입을 이유로 브라질, 아르헨티나에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재개 방침을 밝혔다.한국도 지난해 5월 쿼터제를 조건으로 철강 관세를 면제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를 볼 때 다른 명분을 붙여 갑작스럽게 무역 카드를 휘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날 한미 방위비 협정과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노골적으로 연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전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에 미군 병력을 계속 주둔하는 게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며 "우리가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하게 하려면 (한국이) 방위비 분담을 더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11차 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 첫 날 협상 뒤 "(협상기간) 주한미군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폭의 증액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여러 번에 걸쳐서 했다”며 “추가적인 상황 변화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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