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GDP 전기비 0.4%, 1998년 후 최저…저물가 탓
건설투자 -6.0% '조정 심화'…총투자율 끌어내려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4%를 기록했다. 두 달 전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3분기 GDP물가상승률(GDP디플레이터)은 외환위기 후 최저치인 -1.6%까지 떨어졌다. 저물가 심화로 물가수준을 반영한 명목 GDP가 실질GDP를 밑도는 상황이 지속된 결과로 GDP디플레이터는 사상 최초로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0.4%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2.0%이다. 전기대비,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두 달 전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했다. 다만, 3분기 전기대비 성장률을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0.41%로, 속보치(-0.39%)보다 0.02%포인트(P) 높아졌다.
서울 강남구의 한 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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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성장률은 2분기 성장률(1.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투자의 조정과 민간소비의 둔화 등 저조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다. 특히 건설투자 성장률이 -6.0%으로 지난해 3분기(-6.0%) 이후 최저였다. 두 달 전 속보치(-5.2%)보다도 0.8%P 낮아졌는데 뒤늦게 반영된 9월달의 건설투자 관련 수치가 예상보다 악화됐다는 의미다. 한은은 건물, 토목건설이 모두 줄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성장률은 각각 0.6%, 0.2%로, 속보치(0.5%, 0.1%)보다 0.1%P 올랐다.
성장률에 기여하는 정도를 살펴보면 정부와 민간이 각각 0.2%P로 집계했다. 정부기여도는 2분기(1.2%P)에 비해 6분의 1정도 줄어들었다. 반면 민간기여도는 전분기(-0.2%P)에는 성장률을 깎아먹었지만 3분기에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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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변동이 반영된 명목GDP성장률은 전기대비 0.1%, 전년동기대비 0.4%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명목 GDP 성장률의 경우 외환위기가 왔던 1998년 4분기(-5.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1.6%로, 1999년 2분기(-2.7%)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이는 사상 최초의 일이다. 저물가의 흐름이 지속된 결과로, 침체된 경기가 반등할 모멘텀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0.6% 증가했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이다. 교역조건은 악화됐지만 실질 GDP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증가한 영향으로 전분기(0.2%)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실질무역손익을 GDP와 합산한 실질 국민총소득(GDI)는 교역조건 악화로 전분기 대비 0.1% 성장했고, 전년대비로는 0.7% 감소했다. 전년대비 실질 GDI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째다.
3분기 소비가 쪼그라들면서 총저축률이 35.0%로 전기대비 0.4%P 상승했다. 최종소비지출 증가율(0.3%)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1.0%) 증가율을 밑돌았다. 국내총투자율은 건설투자가 악화되면서 1.5%P 하락한 30.4%로 집계됐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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