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논현동 퀄컴 서울사무소/사진=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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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승소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부 승소를 자신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퀄컴 간 '1조원 소송'에 대한 고등법원 판결을 엿새 앞둔 28일 공정위 관계자는 "소송 당사자가 재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도 이렇게 밝혔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노태악)는 다음달 4일 오전 퀄컴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 판결을 선고한다.
앞서 공정위는 퀄컴이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부품 '모뎀칩셋' 관련 특허를 무기로 경쟁 모뎀칩셋 업체, 휴대폰 제조사에 '전방위 갑질'을 부린 사실을 적발, 2016년 12월 퀄컴에 역대 최고 규모인 1조300억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퀄컴은 공정하고 비차별적으로 표준필수특허(SEP)를 제공해야 한다는 '프랜드(FRAND) 확약'을 위반해 경쟁 모뎀칩셋 업체에 SEP 라이선스 제공을 거절·제한했다. 휴대폰 제조사에게는 자사 특허 전체에 대해 포괄적으로만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휴대폰 제조사 특허에 대해 정당한 대가 없이 라이선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이에 퀄컴은 2017년 공정위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약 3년 만인 다음 달 처음으로 법원 판단이 나온다.
공정위 주변에서는 공정위가 패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대만, 유럽연합(EU) 등이 비슷한 혐의로 퀄컴을 제재한 바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5년 퀄컴의 특허권 남용을 적발해 9억7500만달러 과징금을 부과했다. 대만은 2017년 8억달러, EU는 작년 9억9700만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퀄컴이 "공정위 시정명령 효력을 본안사건 선고 때까지 정지해 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서울고법·대법원이 모두 기각한 것도 공정위에 유리한 정황이다. 법원은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때 본안 사건도 일부 참고한다는 게 법조계 평가다.
퀄컴은 공정위가 부과한 1조300억원을 2017년 납부했고, 이는 국고로 귀속됐다. 공정위가 패소한다면 1조300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과징금을 환급하려면 공정위가 올해 기업로부터 징수한 과징금에서 충당해야 하는데, 연간 과징금 징수 규모는 통상 5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1조300억원에 미치지 못해 일부에서는 '지급불능'을 우려한다.
하지만 전부 혹은 일부 패소 판결이 나오더라도 당장 과징금을 돌려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법원 상고가 유력하고, 과징금 환급은 향후 수년 후로 예상되는 대법원 판결 이후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법원에서 공정위가 패소한다면 과징금과 더불어, 과징금 징수 시점부터 최종 판결까지 기간에 대한 가산금(연 2% 내외, 매년 변동)을 물어야 해 부담은 커진다.
퀄컴이 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을 제대로 이행하는지는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사안이다. 공정위는 퀄컴이 '갑질'을 한 모뎀칩셋 업체, 휴대폰 제조사의 요청이 있는 경우 협상에 성실히 임하도록 명령했지만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일례로 LG전자는 퀄컴과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작년 말 공정위 측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다만 현재로서 공정위는 퀄컴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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