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4 (목)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美국방부 산정한 주한미군 비용은 44억달러…주한미군 인건비까지 포함 논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 국방부 자료 "주한미군 비용 44억달러"

-주한미군 인건비 21억달러도 포함시켜

-기존 韓분담금에 주한미군 인건비 미포함

-주한미군 운영유지비는 22억달러 수준

헤럴드경제

지난 7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콜리어필드에서 한미 군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한미연합사령부 창설 41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국방부가 2020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산정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44억6420만 달러(약 5조2566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금액은 주한미군 인건비를 모두 포함한 금액이고, 미군 인건비가 21억400만달러(2조4774억원)에 달해 앞으로 미국이 주한미군 인건비까지 한국에 부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순수한 주한미군 운영유지비는 22억1810만달러(2조6118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매년 1조원대의 분담금을 내왔고, 이런 한국의 분담금 액수는 주한미군 운영유지비의 절반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압박 전까지 미군 당국은 한국이 충분한 방위비를 내고 있으며, 한미가 주한미군 방위비를 반반씩 분담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향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연 1조원 수준에서 50억달러(5조8875억원)으로 올리라고 압박하면서 미군 당국이 향후 주한미군 인건비까지 한국 측에 떠넘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미가 합의한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에서 한국은 주한미군기지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군사건설비·군수지원비 등을 부담하게 돼 있으나, 미군 인건비는 한국측 부담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지난 18∼19일 서울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SMA 3차 회의에서는 이틀 차인 19일 미국 대표단이 먼저 자리를 뜨면서 결렬됐고, 한미는 다음주 미국 워싱턴DC에서 4차 회의를 가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차관실(회계담당)이 2020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과 관련해 지난 3월 마련, 의회에 제출한 예산 자료에 따르면 국가별 현황이 담긴 '해외비용 요약' 표에 한국(주한미군)의 경우 군 인건비 21억400만 달러, 운영유지비 22억1810만 달러, 가족 주택비 1억4080만달러(1657억원), 특정목적용 회전기금 130만달러(15억원) 등 총 44억6420만달러(5조2565억)로 추산됐다. 군사 건설비 항목도 잡혀 있으나 주한미군의 경우 이 항목은 '0'이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기사에서 "2020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미 국방부의 미군 주둔 비용 추산액은 각각 일본 57억달러, 한국 45억달러"라고 전한 바 있다. '45억달러'는 44억6420만 달러를 반올림한 숫자로 보인다.

일본(주일미군)의 경우 2020년 회계연도 기준 비용 추산액은 57억1780만 달러로, 항목별로는 군 인건비 31억4340만 달러, 운영유지비 18억1750만 달러, 군사 건설비 4억6980만 달러, 가족 주택비 2억8390만 달러, 특정 목적용 회전기금 330만달러 등으로 돼 있었다.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의 규모가 각각 5만4000명, 2만8500명임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주일미군은 10만5885달러(약1억2468만원), 주한미군은 15만6639달러(약 1억8444만원)로 1인당 주한미군 비용이 더 높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연도별 주둔 비용은 2018년 회계연도 43억1920만 달러, 2019년 회계연도 44억2540만 달러로 돼 있다. 앞서 미국의 전기 작가인 더그 웨드가 26일 발간한 저서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저자에게 "우리가 한국을 방어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는지 아느냐. 1년에 45억 달러다. 얼마인지 알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머릿속에 '하나의 숫자'가 입력되면 그 숫자를 계속 언급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 등에 비춰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에 약 45억 달러가 들어간다는 보고를 받은 뒤 이 숫자가 머리에 박힌 채 이를 토대로 '50억 달러'를 제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 액수는 주한미군 인건비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앞서 미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달러를 제시했고 미 당국자들이 이를 47억달러로 낮추도록 설득한 뒤 금액을 정당화할 근거를 찾느라 분주했다고 지난 14일 보도한 바 있다. 이후 미 당국은 기존 주한미군 운영유지비에 주한미군 인건비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메리칸액션포럼(AAF) 등 미 보수 싱크탱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 주한미군 분담금 인상을 주장하자 한국은 이미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상당액을 부담하고 있으며, 주한미군이 만약 미 본토에 주둔하게 된다면 한국 주둔보다 훨씬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sooha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