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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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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김복진상' 수상은 일본 '표현의 부자유전'실행위, 예술탄압 맞선 공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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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복진상 운영위원회가 26일 ‘2019 김복진 상’ 수상자로 선정한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전 실행위원회’ 일동.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라이 히로유키, 이와사키 사다키, 오카모토 유카, 오구라 토시마루, 나가타 코조. 김복진상 운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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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19 김복진 상’ 수상자로 ‘평화의 소녀상’ 등을 기획전시한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전 실행위원회’(실행위원 5명)를 선정했다고 ‘김복진상 운영위원회’가 26일 발표했다.

‘표현의 부자유전 실행위원회’는 일본의 아라이 히로유키(新井博之) 이와사키 사다키(岩崎貞明) 오카모토 유카(岡本有佳) 오구라 토시마루(小倉利丸) 나가타 코조(永田浩三)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8월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국제미술제인 ‘2019 아이치트리엔날레’에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라는 이름의 기획전을 열었다.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은 개막 직후부터 일본 우익들의 협박과 일본 관계당국자들의 검열 행위로 전시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행위원회는 물론 국제 예술계, 시민사회단체들이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맞섰다. 아이치트리엔날레에 초대된 국내 작가 박찬경·임민욱은 자신들의 작품 철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외 예술계와 시민사회계의 거센 비판으로 전시는 결국 폐막 직전에 제한적으로 다시 열리기도 했다.

김복진상 운영위원회는 “동아시아 제국주의·국가주의 폭력에 대한 공유의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현실을 냉철하게 성찰하고 비판하고자 하는 평화주의 관점에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는 단지 일본 내부의 표현의 자유문제 만이 아니다”라며 “몇년 전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자,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아직도 예술 검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운영위원회는 “표현의 부자유전 실행위원회에 주목하는 것은 일본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문제로 예술공론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행위원회의 의지와 실천에 찬사를 올리고 향후 동아시아 예술공론장의 구성원으로서 관계를 지속하고자하는 연대의 마음으로 상을 드린다”고 밝혔다. 운영위원회의 수상자 선정 이유를 대표 집필한 김준기 전 제주도립미술관장(현 경기문화재단 ‘평화예술대장정’ 총감독·전시기획자)은 “예술 탄압에 맞선 동아시아의 벗들에게 드리는 헌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시상식은 30일 오후 4시 전태일기념관 4층에서 열린다. 부상으로는 화가 정직성·홍성담의 회화작품이 수여된다.

‘김복진상’은 조각가이자 미술평론가·교육자·사회운동가로 한국 근대미술사를 일군 정관 김복진(1901~1940) 선생의 삶과 유지를 기려 해마다 비평가·이론가를 선정, 시상한다. 김복진 선생은 조각가로서의 활발한 활동은 물론 항일독립운동에 참여해 토월회 및 카프를 주도했고, 조선공산당 사건에 연루돼 투옥되기도 했다. 김 선생 요절 후 1990년대 부터 후학들은 다양한 기념사업 등을 펼쳤고, 지난 2006년부터는 ‘김복진상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미술 이론의 발전을 위한 연구 성과와 업적이 뚜렷한 연구자를 격려하기 위해 시상해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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