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전 끝에 女화장실 엿보는 상습범 붙잡은 공군 장교

지난 20일 경남 창원중부경찰서에서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임창현(26) 중위가 여자화장실을 훔쳐보고 달아난 범인 검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서장 표창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벽에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훔쳐보던 30대 남성을 추격전 끝에 붙잡은 공군 장교가 경찰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공군 장교가 잡은 A씨는 이미 수차례 동종 전과가 있는 상습범이었다.

창원 중부경찰서는 지난 20일 임창현(26) 공군 중위와 친구 김필수(27)씨에게 표창을 수여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성폭력특별법 위반(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혐의로 A씨를 구속한 뒤 지난 15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 중위와 김씨는 지난 9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 상가건물에서 여성 B씨로부터 "어떤 남자가 화장실 칸막이 위에서 쳐다보고 있었다"라는 말을 듣고 A씨를 찾아나섰다. 이들은 파란색 외투를 입고 안경을 썼다는 B씨 설명과 비슷한 차림새를 한 A씨를 현장에서 발견했다.

두 사람은 달아나는 A씨를 600m가량 추격했다. 도망치던 A씨는 신발이 벗겨지자 차량 뒤로 숨었지만, 임 중위가 발견해 가까스로 잡을 수 있었다. 처음에 손사래치며 부인하던 A씨는 결국 여자화장실에 숨어있던 사실을 인정했다. 임 중위와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A씨를 넘겼다.

경찰은 A씨가 이미 수차례 화장실 등에서 여성을 훔쳐보다가 걸린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창원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육체적 성폭력이나 불법 촬영에 비해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는 피해자가 받는 위협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성폭력특별법에 근거한 처벌이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임 중위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통화에서 "신분이 군인인 만큼 받은 포상금 10만원을 피해자들을 위해 쓰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며 "혹시 모를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이런 범죄를 예방하는 활동을 하는 곳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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