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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단독] 지자체 인권의식 '빵점'…지역 인권위 없거나 형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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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인권조례를 마련해놓고도 관련 기구를 구성하지 않거나 기구가 있더라도 유명무실하게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인권선언 71주년 기념일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국내 지자체의 인권의식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공개한 '지방자치단체 인권정책 현황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인권조례를 제정한 기초지자체 95곳 중 인권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곳은 79곳으로 파악됐다. 인권위원회 구성은 했으나 회의 등을 한 차례도 운영하지 않은 기초지자체는 10곳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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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9일 공개한 '지방자치단체 인권정책 현황연구 보고서' 중 일부 [사진=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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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지자체 인권위원회는 지역 주민들의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자치법규나 정책 등에 대해 자문하고 연도별 인권정책 시행계획 등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인권위는 지역 차원의 인권정책 실현을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전국 지자체에 인권위원회 설치 등을 촉구·권고하고 있다.

인권침해사례 조사 등을 맡는 '인권센터'가 마련된 기초지자체는 서울 은평구·성북구, 인천 미추홀구, 경기 수원시·광명시 등 6곳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담당자 2~4명의 소수 인력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권센터는 인권실태조사를 비롯해 인권침해가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역할 등을 수행하는 만큼 기초지자체 인권정책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지역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사례를 조사하는 '인권보호관'을 운영하는 기초지자체는 고작 4곳에 머물렀다. 서울 구로구, 경기 광명시·수원시, 전북 전주시 등이다.

다만 광역지자체들은 인권위원회, 인권센터, 인권보호관 등의 설치 및 운영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기초지자체들과 대비를 보였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경북과 경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가 인권위원회를 구성,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인권위원회가 총 23회 활동한 것으로 기록돼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제주와 충남이 각각 9회, 7회로 서울의 뒤를 이었다.

인권보호관은 17개 광역지자체 중 11곳에서, 인권센터는 7곳에서 각각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은 현재 인권센터 설립을 목표로 행정자치국에서 담당하던 인권 업무를 담당관실로 이동하고 인원을 충원하는 등 기반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광역지자체와 달리 기초지자체들은 인권정책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지자체 내 인권정책의 지속 가능한 이행과 확산을 위해서는 인권전담부서, 인권위원회, 인권보호관으로 이뤄지는 지자체 인권 행정 추진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며 "특히 지자체 인권기구의 위상과 역할의 재고를 위해 조례에 관련 규정을 보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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