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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0 영 ZERO 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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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잘 자라고 말할 때·여성 관음의 탄생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0 영 ZERO 零 = 형언하기 어려운 폭력과 악이 도시의 익명성에 숨어 한 개인의 일생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추적한다.

먹잇감이 되기 싫다면 다른 사람을 먹잇감으로 만들어라. 비정한 도시에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사람을 잡아먹어야만 한다.

포식과 피식이 반복되는 세렝게티 초원과 같은 야성 세계에서 주인공 '나'는 은밀하게 타인을 불행에 빠뜨림으로써 생존을 모색한다.

점점 더 불온하게 진화해가는 김사과의 장편소설이다.

도서출판 작가정신이 기획한 '소설, 향' 시리즈 첫 번째 작품. 김사과를 필두로 김엄지, 임현, 오한기, 정지돈, 백수린, 김이설, 윤이형, 조해진, 정용준, 최수철, 전성태 등 젊은 작가와 중견 작가를 골고루 배합해 당대 사회의 모습을 소설로 포착해낼 계획이다.

작가정신. 224쪽. 1만2천원.

연합뉴스


▲ 당신에게 잘 자라고 말할 때 = 스웨덴 작가 카롤리나 세테르발을 무명에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도약시킨 장편소설.

22개국에서 번역 출간될 만큼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문제작이다.

아들이 태어난 지 여덟 달 만에 배우자와 갑작스럽게 사별한 경험을 옮긴 자전적 소설이자 애도의 작품이지만, 픽션으로 만들면서 충격적인 도입부를 설정했다.

주인공 카롤리나는 아이가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남편으로부터 자신이 사망할 경우 알아야 할 정보를 적은 이메일이 온다. 그리고 남편은 실제로 몇 달 뒤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카롤리나는 사랑했던 달콤한 과거를 회상하며 슬픔과 그리움에 괴로워한다. 그는 시련을 잘 헤쳐갈 수 있을까. 방진이 옮김.

시공사. 400쪽. 1만6천500원.

연합뉴스


▲ 여성 관음의 탄생 = 가부장제 문화를 떨치려면 여성적 신성이 살아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신학'이란 분야를 개척 중인 여성학자 김신명숙의 신간이다.

신도 남자이고 매개자도 절대다수가 남자인, 남성 중심주의가 어느 분야보다 가장 공고한 현대종교에서 페미니즘 확산을 위해 분투한다.

저자는 인도에서 남성이던 관음이 불교 전래 과정에서 중국, 한국, 일본 등으로 넘어오면서 여성화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신라시대 관음이 토착 신앙의 여성들이 갖는 가장 여성화한 특징을 보유했으며,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석굴암 십일면관음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관음이 페미니스트 관점의 '여신 관음'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프북스. 336쪽. 1만5천원.

연합뉴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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