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앞에서 열린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의 기자회견에 많은 보수단체 회원 및 보수 유튜버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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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시교육청은 인헌고에 대한 특별장학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장학 과정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전체 학생 441명 대상)를 보면 교내 마라톤 대회 당시 선언문 띠 제작과 마라톤 구호 제창에서 “강제성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각각 21명, 91명이었다. 교사가 “조국 뉴스는 가짜다”라고 발언한 걸 들은 학생은 29명, “너 일베냐”고 발언한 걸 들은 학생은 28명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특별장학에서 위와 같이 학생들의 시각에서 교사들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단지 전후맥락 상 교사의 발언을 법적·행정적 징계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속적·반복적·강압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정 정치(사상) 주입이나 강제, 정치편향 교육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교사 개개인도 하나의 시민적 주체인 만큼 통상적인 사회적 통념의 한계 내에서 사고하고 발언하게 되는데 이번 발언을 그런 경계선 상에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예컨대 논란의 ‘일베’ 발언의 경우, 일베 사이트에서 ‘추천을 일베, 비추천을 민주화’ 표현을 쓴다는 것을 확인, ‘민주화’를 ‘비추천, 부정’의 의미로 사용하는 문제를 언급하며 일베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교원들이 교육적으로 문제가 될 특정 이념이나 사상을 강제로 가르치거나, 정치 편향적, 정파적 교육을 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주의, 경고 등 행정처분이나 특별감사를 의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인헌고 학교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정서적 안정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호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일부 단체 및 정치권도 교육의 중립성을 침해하는 부당하고 과도한 개입을 멈추고, 일부 언론도 학교와 교육의 장에서 정치적 대립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도에 신중하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이번 사안을 성찰적 계기로 삼아, 사회현안교육(정치교육) 규범과 원칙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른바 ‘서울형 사회현안(정치) 교육 원칙’을 마련하기 위한 TF를 구성해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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