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책 반발하는 서부 산유지역 달래려 프릴랜드 외교장관 중용
20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외교부 장관(좌)을 신임 부총리 겸 내무장관으로 임명했다. |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지난달 총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신설 부총리 겸 내무장관으로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현 외교부 장관을 임명했다고 AP와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번 총선 때 앨버타와 서스캐처원 등 서부 산유 지역에서 단 하나의 의석도 얻지 못한 트뤼도 총리가 앨버타 출신의 '스타' 여성 정치인인 프릴랜드를 부총리로 발탁한 것은 국민 화합을 도모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나라 안에서 서로 화합해야 할 극히 다른 관점들이 있는 상황에서 나와 크리스티아가 잘 협력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릴랜드도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서 서부 지역은 우리 당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며 "이제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임으로써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 산업 의존도가 높은 서부 지역 유권자들은 온실가스 배출규제와 탄소세 도입 등 강경한 환경 정책을 밀어붙이는 트뤼도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자유당이 이끄는 중앙정부에 대한 서부의 반발과 소외감을 해소하는 것이 집권 2기를 맞은 트뤼도 총리의 주요 당면 과제로 꼽힌다.
앨버타에서 태어났으며 이 지역 태생임을 자주 언급하는 프릴랜드에게 연방정부와 지방정부들 사이의 관계를 담당하는 내무장관을 함께 맡긴 것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프릴랜드는 외교부 장관 시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관련 협상을 이끌면서 정치권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트뤼도 총리의 후임으로도 자주 거론된다.
그는 내무장관 및 부총리직을 맡으면서도 아직 비준 절차가 남아 있는 USMCA와 대미국 외교 업무를 여전히 담당할 전망이다.
이번 임명에 앨버타주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보수 정치인은 "크리스티아의 장관 임명이 좋은 일일지 나쁜 일일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우리는 '제스처'가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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