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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정상회의]​동남아 경제 지배하는 화교...10대 부호 중 9명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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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화교 70% 거주…필리핀 인구 1% 화교가 경제 70% 차지 태국 '맥주왕', 필리핀 '신발왕' 등 거물 기업인 배출

아주경제

화교 출신 아세안 부호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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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지역은 '화교(華僑) 경제권'이라 불릴 정도로 화교들이 경제를 주무르고 있다. 화교들은 현지 은행·교통운수·항공·담배·부동산·통신·식품· 유통 등 분야에서 손을 뻗지 않은 곳이 없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에 진출하려면 화교와 손잡으라는 말까지 나온다.

화교는 넓은 의미에서 중국을 떠나 전 세계 각지에 정착해 살아가는 중국계 혈통을 말한다. ‘화교화인(華僑華人)연구보고서(2016년)’에 따르면 전 세계에 분포한 화교는 6000여만명이며, 이 중 동남아 화교가 4264만명으로 전체 화교의 73.5%를 차지한다. 화교 중에서도 동남아 출신이 가장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활약이 두드러진다. 앞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화상 500대 기업 중 3분의 1이 동남아에 분포하고 있다. 올해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동남아 10대 부자를 살펴보면 9명이 모두 화교 기업인이다. 동남아 화교 자본만 1조 달러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교가 운영하는 기업들이 동남아 지역 주식시장 상장사의 70%를 차지한다는 통계도 잡힌다.

화교 인구만 1000만명에 육박하는 태국이 대표적이다. 태국 총자산의 최대 90%를 화교가 장악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올해 발표한 전 세계 500대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린 태국 부자 7명 중 4명이 화교다. 태국 최대 소매유통 그룹인 CP그룹을 운영하는 광둥성 출신 화교기업인 다닌 치아라와논드(중국명 셰궈민·謝國民) 회장이 태국 부자 1위다. CP그룹은 태국의 농수산 가공, 통신업, 유통업을 꽉 잡고 있다. 2위는 '태국의 국민맥주'로 불리는 창(Chang) 맥주그룹을 운영하는 화교출신 기업인 짜런 시리와타나팍디(중국명 쑤쉬밍·蘇旭明)다.

인도네시아 부자 1~3위도 모두 화교가 차지하고 있다. 1, 2위는 인도네시아 최대 민간은행 BCA은행과 인도네시아 대표 담배기업 자룸(Djarum)을 운영하는 하르토노 형제가 수년째 지키고 있다.

말레이시아 10대 갑부 중 8명도 화교로 채워졌다. 특히 말레이시아 '호텔왕', '설탕왕'으로 불리는 곽씨형제그룹을 운영하는 로버트 콱(궈허녠·郭鹤年)은 2006년부터 1위를 단 한번도 놓친 적이 없다.

필리핀 경제도 화교가 주름잡고 있긴 매한가지다. 필리핀 전체 인구에서 화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조금 넘지만 현지 경제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화교들은 필리핀의 은행·교통·항공·담배·부동산·통신·식품·유통업까지 발을 뻗었다.

올 1월 9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필리핀 최대 재벌, SM그룹 헨리시(스즈청·施至成) 회장이 대표적이다. 푸젠성 화교 출신으로, 신발가게로 시작해 오늘날 필리핀 전체 소매유통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SM그룹을 건설한 '소매왕'으로 통한다. SM은 말 그대로 '신발가게(Shoe Mart)'에서 따온 것이다.

SM그룹 산하엔 필리핀 대표 쇼핑몰인 `몰오브아시아(Mall of Asia)`를 운영하는 SM프라임홀딩스를 비롯, 필리핀 최대 슈퍼마켓·백화점을 운영하는 SM리테일, 필리핀 최대은행인 BDO 등을 거느리고 있다. SM그룹에 따르면 현재 그룹 산하엔 쇼핑몰 72곳, 백화점 62개, 마트 56개, 잡화점 194개, 대형 슈퍼마켓 50곳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에선 하루 평균 350만명의 사람들이 SM그룹 쇼핑몰을 찾는 걸로 알려졌다.

부자 2위인 식품회사 JG서밋홀딩스의 존 고콩웨이(우이후이·吴奕辉) 회장은 '필리핀의 리카싱(홍콩 최대 갑부)'으로 불리는 거부다. 4위인 루시오 탄(천융차이· 陈永裁) LT그룹 회장은 필리핀 '국민담배'인 포천담배, 필리핀항공은 물론 은행·철강 등 사업까지 손을 뻗쳤다.

싱가포르에서도 화교 출신 갑부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싱가포르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파이스트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로버트와 필립 응 형제가 꼽혔다. 2위는 '페인트 재벌' 고청량(우칭링·吳淸亮)이다.

화교가 막강한 경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원천은 끈끈한 네트워크다. 동남아 화교들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일컫는 '죽망(竹網)'이란 전문용어까지 있을 정도다. 대나무 네트워크란 뜻이다. 죽망은 오늘날 자카르타·싱가포르·방콕·쿠알라룸푸르·호찌민·마닐라 등지에서 활발하게 운영되며 동남아와 중국 대륙, 홍콩·마카오·대만을 비롯한 중화권 지역을 연결하는 교량이 되고 있다.

배인선 기자 baeinsun@ajunews.com

배인선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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