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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하루이틀은 몰라도” 철도·버스 파업 겹친 고양시, 장기화 우려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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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큰일 났네. 버스에 지하철까지 왜 고양시 주민들을 못살게 구는 거야'

버스 파업에 철도 파업까지 악재가 겹쳤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 고양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민들은 당장 큰 피해는 없다면서도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가 20일 오전 9시를 기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과 고양 지역을 잇는 전철은 3호선과 경의선이다. 3호선은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이 공동으로, 경의선은 코레일이 운영한다. 지하철 3호선 지축~대화 구간은 일일 이용자 3만3492명, 경의선 구간은 일일 이용자 7만4838명에 달한다.

고양시는 다른 지역보다 직격타를 맞았다. 전철 대신 이용할 수 있는 버스가 파업 중이기 때문이다. 시와 서울을 오가는 버스 노선 80%를 책임지는 명성운수의 20개 노선 270여 대는 지난 19일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광역버스인 M7129ㆍ1000ㆍ1100ㆍ1200번과 좌석버스인 830ㆍ870ㆍ871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철도와 버스 파업이 겹친 첫 퇴근길인 20일 저녁.파업 이틀째를 맞았지만 버스 탑승객들은 여전히 적응하지 못한 듯 우왕좌왕했다. 1000번, 1100번 등 고양~서울 주요 버스 노선 정류장이 모여있는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버스 정류장 안내 전광판에는 '00분 후 도착' 대신 빨간색으로 쓰인 '차고지' 글씨만 잔뜩 찍혔다. 정류장에 부착된 노선도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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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대중교통 파업에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핸드폰으로 버스 노선을 검색 중이던 대학생 강은서(25)씨는 '3호선 종점인 대화역에 산다. 버스에 이어 지하철마저 파업에 돌입해 막막한 심정'이라면서도 '불편한 점은 있지만 '안전하게 운행하자'라는 좋은 의도로 파업을 하는 거니까 지지한다'고 밝혔다.

파업 대상이 아닌 광역급행형 시내버스(M-Bus) 7106, 7119번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정류장 앞에는 줄이 'ㄱ'자 모양으로 길게 늘어섰다. M7119 버스 운전기사는 '원래 이 시간대에는 버스 절반 정도만 차는데 평소에 비해 승객이 20명 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19일부터 대화역~서울역 구간에 전세버스 20대를 투입, 무료로 운행하고 있다. 또 이날부터는 고양~영등포 노선에 전세버스를 10대 추가 투입했다.

그러나 대체 버스 운영을 아예 모른다는 시민들도 많았다. M버스를 기다리던 한 20대 직장인은 '시가 무료로 대체 버스를 운행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직결된 사안인데 지자체가 제대로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황당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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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경우 첫날이라 그런지 시민들은 파업을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3호선 운행률은 평소의 84% 수준으로 떨어졌다.코레일 운행 비중이 80%를 넘는 1호선은 퇴근 시간대 운행이 10분 이상 늦어지는 등 불편이 초래됐다. 운행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3호선은 한때 운행이 지연된 것 외에는 큰 차질이 없었다.

종로 3가역에서 만난 일산 거주 직장인 김모(58)씨는'평소보다 약간 더 혼잡한 것 외에는 다른 점을 못 느끼겠다'면서 '배차간격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다'고 말했다.다만 몇몇 시민들은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차라리 버스를 타자며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문제는 파업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철도노조는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앞서 지난 2016년 9월에 있었던 철도노조의 무기한 파업은 74일간 이어졌다. 명성운수 노조는 임금 인상폭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4시15분 협상 결렬을 끝으로 진전이 없는 상태다. 20일 오후 쿠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명성운수 노조 측 관계자는 '아직 추가 협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화면세점 앞에서 만난 고은경(55,여)씨는 '아침에 일부러 일찍 나왔는데도 대체 버스를 3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 배차 간격은 물론이고 버스가 언제 올지 모른다는 점이 가장 불안하다'고 했다. 이어 '당장은 괜찮겠지만 파업까지 길어지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쿠키뉴스 정진용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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