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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KTX세종역 논란' 끝내 침묵한 이해찬·이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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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3일 충북 청주서 현장최고위·기업인 간담회

여당서 촉발시킨 충청권 갈등사안 질문에 '묵묵부답'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창읍 ㈜네패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참석에 앞서 이시종 충북지사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11.13/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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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송근섭 기자 = 여당 내부에서 불 지핀 KTX세종역 신설 논란으로 충북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충북에서 마주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시종 충북지사는 끝내 침묵을 지켰다.

이 대표는 13일 오전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현장최고위원회·기업인 간담회를 위해 충북 청주시 오창읍의 반도체 제조 관련 기업 네패스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지도부와 변재일 도당위원장 등 충북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이시종 지사, 한범덕 청주시장, 조병옥 음성군수 등 단체장도 함께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와 기업인 간담회에 이어 공장 견학을 마친 이들은 오전 11시10분쯤 오찬 장소로 출발했다.

오찬장으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이 이 대표에게 KTX세종역 신설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이시종 지사는 취재진을 제지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지는 질문에 이 지사 역시 세종역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오찬장으로 향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세종역과 관련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이날 현장최고위가 민생·경제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로 열린 만큼 당초부터 참석자들 사이에서 세종역 관련 발언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세종역 신설 문제가 최근 민주당에 의해 충청권 이슈로 떠올랐고, 이 대표 총선 공약이었던 만큼 취재진이 이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이 대표와 지역 단체장들은 끝내 이를 외면했다.

전날 'KTX세종역 저지·오송역 사수 특별대책위원회'도 기자회견 형식으로 이 대표에게 세종역을 지속 추진할 것인지 공개 질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반발이 거센 충북을 찾은 자리에서도 이 대표가 침묵을 지키면서 세종역 신설과 관련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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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일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세종시지원위원회에 참석한 이시종 충북지사(가운데)와 이춘희(왼쪽) 세종시장. 2018.11.2/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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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세종역 신설 문제는 수 년 전부터 충청권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민주당 소속 이춘희 시장과 세종을 지역구로 둔 이해찬 대표가 2014년 지방선거·2016년 총선에서 세종역 신설을 공약으로 채택한 이후 충북을 비롯한 인근 지자체의 반발이 이어졌다.

충북과 충남 공주시 등은 세종역이 신설될 경우 기존 오송역·공주역과 역간 거리가 약 22㎞ 밖에 되지 않아 수십조원을 들인 고속철도가 '저속철'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취해 왔다.

이처럼 충청권 갈등을 키우던 세종역 신설 논란은 2017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서 사업의 경제성을 가늠하는 비용대비편익(B/C)이 0.59에 그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통상 경제적 측면에서 B/C가 1 이상 나와야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세종역 신설은 충청권 합의에 따르겠다"며 독자 추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세종지역에서는 신설 의지를 꺾지 않았고, 급기야 지난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세종역 불가"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세종역 논란은 지난달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의원 등이 KTX세종역 신설 추진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다시 불을 지폈다.

정부 차원에서 애써 진화해 놓은 논란을 여당 내부에서 다시 촉발시킨 셈이다.

이후 충북 시민단체와 야당을 중심으로 "정권퇴진 운동"까지 거론되는 등 이 대표·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당사자는 물론 같은 당 소속의 충북지역 국회의원·단체장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현재까지 일본이 수출 규제를 했던 세 가지 품목에 대해 대응을 잘 한 것으로 보인다. 큰 위기는 극복했지만 앞으로 일본 의존도를 줄이고 자립하려면 소재·부품·장비 쪽을 훨씬 많이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시종 지사는 "충북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사생결단의 각오로 나아가려고 한다. 명운을 걸고 열심히 해서 대한민국 시스템반도체를 충북이 선도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정부여당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 지사는 오찬장에서도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기반 연구센터 구축 등 지역 현안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songks85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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