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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RCEP 배제되자 ‘움찔’…“인도·태평양 관여 최우선”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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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도 RCEP 타결 의식…한·일 등과 협력관계 재확인

파리기후협약 탈퇴 공식 발표

국제사회 존재감 상실 자초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을 배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전격적으로 타결되고, 지구적 차원의 대응 필요성에 따라 전 세계 주요국이 참여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도 미국의 탈퇴 절차가 공식 개시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천명한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실천에 옮기면서 미국의 ‘존재감 약화’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RCEP가 타결된 4일(현지시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30쪽 분량의 보고서를 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인사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를 행정부의 최우선 순위에 둬 왔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심화·강화하고 있다면서 호주, 일본에 이어 한국을 언급했다.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일본의 인도·태평양 구상과 인도의 동방정책, 호주의 인도·태평양 구상, 한국의 신남방정책 등과 긴밀히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했다.

국무부의 보고서 발표는 RCEP 타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호주·아세안 등이 참여하고 전 세계 총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규모의 무역협정이 미국을 쏙 뺀 채 성사되자, 인도·태평양 전략에 전념한다는 의지를 확인하면서 견제에 나선 것이다.

RCEP는 당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이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중국의 맞대응으로 추진됐다. 다자무역협정에 회의적인 트럼프가 2016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중국은 RCEP 타결 노력에 박차를 가했고, 결실을 맺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 견제와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모순된 명제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있다 일격을 맞은 셈이다.

미국은 또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각국의 구체적 감축계획 목표가 정해진 파리기후변화협약의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을 통해 “파리협약 탈퇴를 유엔에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완전 탈퇴는 유엔 통보 1년 뒤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미국은 2017년 6월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기후 이슈를 중시하고 있는 세계 흐름과 거꾸로 가는 것이다. 탈퇴 절차가 공식 개시되면서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빠진 협약이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종 탈퇴가 이뤄지면 미국은 전 세계에서 파리협약을 지지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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