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도 RCEP 체결에 美 "인도태평양 전략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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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무역 장벽을 낮추기로 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가 잠정 타결된 4일(현지시간) 미국이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추진 및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펴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인도태평양에서의 미국의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미 국무부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공유된 비전의 증진'이라는 부제를 단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베트남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의 비전을 제시한 후 추진한 성과 및 결과물들이 담겨져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보고서에서 인삿말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관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다"면서 "미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 여전히 깊숙이 관여하고 있으며, 번영을 위해 헌신해왔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1.9조 달러 규모의 양자 교역으로 우리의 미래는 불가분의 관계"라면서 "미국 정부 기관, 기업들은 인도태평양 전역에 걸쳐 인적 자본 투자, 초국가적인 위협에 대한 대처, 민주적 제도ㆍ민간 사회 강화, 디지털 경제, 에너지, 사회간적자본 고용 증대, 민간 부문 투자 확대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롭고 개방된 지역 질서를 지키는 데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들이 앞장서고 있으며 모든 국가들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뒷받침하는 규칙과 가치를 지지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울러 "미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 투입되는 자원의 가시적 증가를 주도해왔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 국무부와 국제개발처(USAID)는 이 지역에 45억달러의 원조를 제공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고서 본문에서 국무부는 미국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심화ㆍ강화하고 있다면서 호주, 일본에 이어 한국을 세 번째로 언급했다. 필리핀과 태국, 아세안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인도에 대해선 별도의 페이지를 따로 할애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찍은 사진을 싣고 '인도와의 파트너십 증진'이라는 제목의 글을 제개하는 등 신경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보고서는 "인도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이 미국 인도태평양 비전의 핵심"이라며 "인도와 미국은 지역적ㆍ국제적 발생 현안을 해소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이번에 잠정 합의된 RCEP 참여를 유보한 유일한 나라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일본의 인도태평양 구상과 인도의 동방정책, 호주의 인도태평양 구상, 한국의 신남방정책 등과 긴밀히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RCEP에 대해 과소평가하기도 했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에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 총 15개국이 참가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으로 불린다.

그러나 로스 장관은 전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RCEP는 대단한 합의가 아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같은 것도, (미국이) 일본, 한국과 한 개별 협정과도 거리가 멀다"며 "그것은 낮은 등급의 협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회의에 불참했으며, 대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로스 장관을 참가시켰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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