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하는 식당 `찬장` 판교라스트리스점에서 고객들이 서빙로봇 `딜리`에게 서비스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 풀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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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모던 가정식 반상 전문점 '찬장'. 사람 가슴 높이까지 오는 4단짜리 로봇 '딜리'가 단마다 음식 쟁반을 놓고 테이블 사이를 유영하듯 움직인다. 음식을 주문한 고객 테이블에 다다르자 몸을 돌리더니 음식을 권했다. 40㎝ 앞으로 사람이 다가가면 딜리는 제자리에 멈추고, 보다 전방이 트인 공간에서는 사람을 우회해 지나가는 재주도 보인다.
외식업계에서 푸드테크(Food+Technology) 열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실제 매장에서 고객과 마주하며 서빙, 배달, 바리스타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이 늘고 있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이날 이 회사가 운영하는 찬장과 '메이하오&자연은 맛있다' 인천공항점에서 자율주행 서빙로봇 '딜리'를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창업자들 사이에서도 매장에 로봇 도입을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로봇과 외식업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시너지 효과는 '비용 절감'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경순 풀무원푸드앤컬처 경영지원실장은 "딜리 도입으로 매장 직원들이 단순 업무 외에 고객 서비스에 더 신경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래형 식당 '메리고키친'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은 "서빙로봇 딜리 한 대가 1~1.5인분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딜리 제조사는 중국의 한 로봇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VD컴퍼니'가 수입한다. 로봇을 별도로 구매하려면 2000만원 안팎이 든다. 애프터서비스(AS)는 1년간 무료다.
지난달 우아한형제들이 건물 내 다른 층을 오가며 배달이 가능한 '딜리타워'를 선보이면서 운반로봇에 대한 관심도 높다. '케이로보'의 운반로봇 '앨리스 케이(K)'는 구매하려면 대당 62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케이로보에서 직접, 혹은 리스업체를 통해 로봇을 빌릴 수도 있다. 1800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월 130만원을 지불하면 3년 뒤에는 기기를 소유하게 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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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케이는 업장 내 공간을 데이터화하는 '매핑' 작업을 통해 지정된 장소로 물건을 운반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도움 없이 이용할 수 있음은 물론 자동경비 시스템으로 차단된 공간도 미리 설정하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AS는 1년간 무상으로 가능하다.
'커피로봇'으로 유명한 카페 '비트'의 바리스타 로봇 '비트 2.0'은 대당 가격이 1억원이다. 렌트비는 월 300만원이다. 비트 2.0은 음성 주문을 받을 수 있으며 47개 메뉴를 만들 수 있다. 아메리카노가 2000원대로 가격도 저렴하다. 원두 그라인드부터 잔에 따라 내놓는 과정 전체가 자동화돼 있어 무인카페를 꿈꾸는 사람도 도전할 법한 아이템이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강남N타워 지하 1층에 설치된 핸드드립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도 화제를 모았다. 이 로봇은 카페 '라운지엑스' 측이 덴마크 기업에 4000만여 원을 지불한 뒤 프로그래밍해 내놓은 제품이다. 원두를 갈아 바리스 전용 잔에 넣어두고, 여과지를 드리퍼 위에 까는 작업은 사람의 몫이다.
업계는 푸드테크의 현 위치를 '선도적인 기업들이 시장에 막 진입하는 걸음마 단계'로 평가하면서도 머지않은 시기에 상용화돼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푸드테크 기업 라운지랩의 황성재 대표는 "공급자 입장에서는 노동 강도가 줄어들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균일한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양한 푸드테크가 상용화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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