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뉴스1 |
임태훈(43) 군인권센터 소장이 박찬주(61) 전 육군 대장의 ‘삼청교육대’ 발언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박 전 대장의 연금도 박탈됐으면 한다”고 강공했다. 임 소장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장이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임 소장을 삼청교육대에 보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응한 것이다.
임 소장은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 “제가 얼마나 미우면 삼청교육대에 보내야 한다고 했을까요?”라며 “저도 박찬주 대장이 밉지만 장군 연금을 박탈해야 한다고까지는 주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런 말을 듣고 나니까 이런 사람은 봐주면 안 되겠구나 싶다”며 “빨리 유죄 받아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불되는 군인연금이 박탈됐으면 한다”고 강공했다.
또 “박찬주 장과 황교안 대표는 신께서 맺어주신 매우 잘 어울리는 한쌍의 반인권 커플이라는 생각도 해본다”고 덧붙였다. 박찬주 전 대장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 모두 독실한 개신교 신자임을 빗댄 것으로 해석된다.
군인권센터도 이날 ‘2019년, 삼청교육대 만들자는 박찬주’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해 박 전 대장을 비판했다.
센터는 삼청교육대 발언에 대해 “4성 장군을 지내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군부 독재 시절에 운영되던 탈법적인 삼청교육대를 운운했다”며 “충격적이고, 2019년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공관병에 갑질을 한 일이 없다”는 박 전 대장의 주장에 대해 “군 편제표상으로도 공관병 업무가 아닌 일을 시킨 것”이라며 “4성 장군이 규정도 모르고 병사들을 노예마냥 취급한 셈이니 이게 바로 군 기강 문란”이라고 밝혔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병 갑질’ 문제를 제기한 군인권센터를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소장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 번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앞서 박 전 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전 대장은 2013∼2017년 공관병에 부당한 지시를 하고 전자팔찌를 채운채 텃밭관리를 시키는 등 비인도적으로 대했다는 ‘공관병 갑질 논란’을 적극 부인했다.
박 전 대장은 “부모가 자식을 나무라는 것을 갑질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사령관이 병사에게 지시한 것을 갑질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해당 사건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으나 4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삼청교육대’ 발언은 이날 회견에서 박 전 대장이 ‘공관병 갑질’을 다시 공론화한 군인권센터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박 전 대장이 한국당 인재영입 대상에 오르자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발표해 ‘공관병 갑질’을 거론했다.
박 전 대장은 “군인권센터가 병사를 이용해 사령관을 모함하는 것은 군의 위계질서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임 소장)이 군대를 무력화하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이에 동조하는 정치인도 각성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소장은 2004년 군의 인권보장 등에 항의하며 병역을 거부했고, 1년4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
박찬주 전 대장은 한국당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인재영입’ 1차 명단에 유력 인사로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조경태·신보라 최고위원의 반대 등 당내외 반발이 일자 보류됐다. 이후 황 대표는 “좋은 인재들을 더 폭넓게 모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박 전 대장 영입 작업을 지속할 생각임을 밝혔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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